◎넥타이 잡히거나 심한 몸싸움/한총련사태 이후 후유증 여전한총련 사태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연세대에서 5일 교수들이 직접 나서 대자보를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철거를 가로막는 학생들과 교수들간에 거친 몸싸움이 빚어졌다. 일부 교수들은 학생들로부터 막무가내로 넥타이를 잡히거나 양복이 벗겨질뻔 하는 등 수모를 당해야 했다.
연세대는 이날 상오 10시 교무위원회를 열고 『학교 직인을 받지 않은 대자보를 교내에 붙이는 등 학생의 본분을 외면한 일부 학생들의 극단적인 행동을 저지할 것』을 결의했다. 이어 김병수 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 및 학교직원 50여명이 트럭과 갈고리 등을 동원, 대자보 철거에 나섰다.
교수들은 상오 11시께 문과대 학생 30여명이 농성중인 연세대 도서관 앞 민주광장에서 학교측의 「연세춘추」 수거에 대한 학생들의 항의문과 수배중인 박병언 총학생회장의 편지 등 대자보 10여장을 뜯어냈다. 또 종합관을 이념교육관으로 만드는데 반대한다는 서명용지 일부도 압수했다.
그러나 대자보 철거는 쉽지 않았다. 학생들은 『자유로운 발언을 막지 말라』며 거칠게 항의하면서 스크럼을 짠 채 대자보를 막아섰다. 교수들은 게시판을 둘러싼 학생 40여명에게 『학생이면 학칙을 지켜야할 것이 아닌가』라고 설득하며 제거작업을 강행하려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 철거에 앞장선 유주현 교학부총장 등 보직교수들 사이에는 거친 실랑이와 언쟁이 시작됐다. 일부 교수들은 뜯어낸 대자보를 다시 뺏으려는 학생들에게 넥타이를 잡혔고 양복 상의가 벗겨질 뻔 했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물리적 저항에 대자보를 전부 제거하지 못한채 물러나고 말았다.
한상완 학생처장은 『학생들이 본분인 학업은 외면한 채 교수실까지 훼손하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허가를 받지 않은 대자보는 계속 제거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총학생회는 그러나 낮 12시께 대자보 20여장을 다시 내다 붙였다. 이날 일부 학생들은 학교측이 한총련 사태에 대해 편파적인 내용을 실었다는 이유로 2일 수거한 「연세춘추」 잔여분 2천여부를 학생들에게 배포, 한총련사태의 후유증은 연세대에 여전히 남아있다.<김경화 기자>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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