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제휴 신호 아니냐” 촉각/“영향력 부각” 활로 모색용인듯/주자들 대응자제속 득실 계산신한국당 김윤환 상임고문의 이른바 「영남후보 배제론」이 당내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김고문은 최근 한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61년부터 무려 36년동안 영남에 정권이 돌아갔는데 또 영남에 돌아가 41년이 되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할 것이며 나라의 갈등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우선TK출신인 자신은 내년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지않고 14대 대선에 이어 또다시 「킹메이커」역할을 맡아 차기정권에서의 지분을 보장받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김고문은 자신의 경선출마여부에 대해 확답을 유보하고 있지만 여권핵심부 및 민주계와의 긴장관계 등 현실적 제약요인 때문에 그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않았다.
김고문이 영남후보 배제론를 제기한 것은 TK를 포함한 영남권에서 자신의 위상과 영향력을 부각하고 이를 발판으로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와「담판」을 통해 보다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을 한 것같다. 다시말해 『나는 직접 나서지않지만 누구도 나를 무시하면 후보가 될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그가 민자당의 14대 대선후보 결정당시에도 TK 및 군출신인사 배제 등 「3대불가론」을 주창하며 이번과 같은 수순을 밟았다는 사실은 유의해 볼 대목이다.
당일각에서는 김고문의 발언배경에 후보향배와 관련해 나름대로 판세분석이 깔려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영남후보배제는 비영남인사에 대한 지지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고문이 유력하다고 판단한 일부 비영남출신의 대권주자에게 제휴신호를 보낸 것으로 볼수 있다.
이에따라 앞으로 김고문의 일거수 일투족은 대권주자들간의 합종연횡구도와 관련, 관심의 초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은 다른 대권주자들 진영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가장 예민한 반응을 보인 쪽은 부산출신의 최형우, 박찬종 고문측이었다. 이들 진영은 겉으로는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며 대응을 자제했으나 불쾌한 표정이 역력했다. 최고문의 한 측근은 『신경쓰지 않고있다』면서 『김고문의 주장은 역설적으로 보면 영남권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박고문측은 『정치인은 정치적 성장과정과 이념적 색채로 평가받아야 한다』면서 『출신지역을 잣대로 자격을 논하는 것은 극히 단세포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나머지 비영남권의 대권주자들은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한결같이 말을 아꼈다. 이홍구 대표와 이회창·이한동 고문, 김덕용 정무1장관측은 『우리는 할말이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손해볼 것 없다』는 인식아래 향후 김고문의 선택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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