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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유전자 치료/「암세포 죽이기」 아직은 실험단계(최신 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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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유전자 치료/「암세포 죽이기」 아직은 실험단계(최신 의학)

입력
1996.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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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3,종양 성장 억제 효과 있으나 연구 필요/「자살유전자」 투여도 국부암일때만 가능/면역 강화 「싸이토카인」 임상효과 미지수최근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암유전자 치료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 분야를 연구중인 의사로서 현재의 치료수준을 정리해 본다.

암세포는 정상세포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발생한다. 암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에는 암발생을 촉진하는 암유전자와 억제하는 종양억제 유전자가 있다. 돌연변이가 생기면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며 이때 인체의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암세포를 제거하지 못해 암이 발생한다.

유전자치료는 유전적 결함을 교정하거나 새로운 유전적 기능을 부여할 목적으로 특정세포에 특정유전자를 삽입하는 치료기술이다. 이때 수많은 암세포에 어떻게 유전자를 모두 넣어줄 수 있느냐는 문제가 대두된다. 직경 1㎝인 암덩어리는 10억개의 암세포로 구성돼 있고 유전자치료의 대상이 되는 암환자에겐 대부분 이보다 훨씬 큰 암덩어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뀔 때는 여러 종류의 암유전자나 종양억제 유전자에 변이가 유발된 상태이므로 한가지 유전자를 교정해 준다고 해서 암세포가 정상으로 되돌려지기는 어렵다. 필자의 연구에서도 P53유전자를 세포에 넣어주는 유전자치료는 시험관 안에서 종양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는 약간 있으나 동물실험에서는 암세포 성장억제효과가 뚜렷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방식의 유전자치료에는 암세포에 「싸이미딘 카이네이스」 「싸이토카인」 등 새로운 유전자를 넣어주는 방법이 있다. 자살유전자라고 불리는 싸이미딘 카이네이스를 세포에 넣어주면 「갠싸이클로비어」라는 약제에 민감하게 반응해 해당세포를 죽게 한다. 싸이미딘 카이네이스를 암덩어리에 있는 암세포의 10분의 1 정도에만 넣어도 효과적으로 전체 암세포를 죽일 수 있어 현재 뇌암 등에서 비교적 많이 시도된다. 자살유전자를 이용한 유전자치료는 암이 어느 한 부위에 국한돼 나타날 때 시도할 수 있으며 암이 전신에 퍼진 환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제일 많이 시도되고 있는 암유전자 치료법은 싸이토카인 유전자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싸이토카인 유전자는 암세포의 항원성을 증가시켜 인체로 하여금 암세포를 비정상세포로 인식케 해 면역반응에 관계하는 세포들이 암세포를 잡아먹기 쉽게 만든다. 또 면역반응에 관계하는 세포들을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잘 죽인다. 필자의 동물실험에서도 싸이토카인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는 전신으로 퍼진 종양에 탁월한 치료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암환자는 이미 면역기능이 떨어져서 암이 발생하므로 이런 방식의 치료가 환자의 떨어진 면역기능을 과연 어느 정도 회복시킬지는 미지수다.

결론적으로 진행암에 대한 유전자치료는 아직 실험적인 연구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앞으로 5∼10년후에는 유전자치료의 문제점중 많은 부분이 해결돼 암치료의 새로운 방법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앞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동물실험 또는 관련 기초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김주항 연세대 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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