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 남부 군사시설물을 제한 공격함으로써 제 2라운드 걸프전쟁 환경을 만들고 있다. 냉전체제 종식후 미국은 적어도 중동지역에서만큼은 예방전쟁 차원의 공격적 군사정책을 취하고 있다.미국은 이미 86년 4월 리비아를 공습, 군사적 수단으로 리비아를 제재한 적이 있다. 이는 당시 국제 환경에서 리비아가 테러집단을 지원하는 국가로 혐의를 받은 결과였다. 이번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 터키 이집트 및 요르단 등 아랍국가들은 사태의 계기가 된 쿠르드족 문제가 이라크 국내문제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국가들도 미국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우려했다. 또 러시아와 중국도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독주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때문에 미국은 괌기지에서 B52편대를 발진시킬 수밖에 없었다. 마치 미국이 10년전 리비아를 공격할 당시 유럽국가들이 자국내 미군 기지 사용을 반대, 영국의 한 기지에서 F111기 18대를 발진시켜 공중급유를 받으며 리비아를 공격했던 사실과 너무나 유사하다.
이라크는 걸프전 후 유엔과 다국적군에 경제·군사적 제재조치를 받으면서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아랍사회에서까지도 고립돼 있는 실정이다. 이번 미사일 공격이 있기 전 이라크는 북위 36도 이북지역과 북위 32도 이남지역이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돼 있었다. 북위 36도 이북지역은 쿠르드족 거주지역이며 북위 32도 이남지역은 시아파 회교도 거주지역이다. 쿠르드족이나 시아파 회교도들은 모두 다 이란과 미국의 정치적 지지와 보호를 받고 있는 반후세인 세력이다. 따라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대통령은 세 토막으로 나누어진 국토의 가운데를 통치할 뿐인 이라크의 3분의 1 정권이 됐다. 결국 이번 사태는 북부지역의 이러한 현상을 타파하려는 이라크의 시도에서 비롯됐으며 쿠르드 소수민족이 존재하는 한 언젠가는 터질 사건이었다. 터키 이라크 이란 3개국이 접한 산악국경지역에 살고 있는 쿠르드족은 이들 3개국의 국경분쟁 요소이다. 특히 이라크와 이란은 여러 파벌로 분열된 쿠르드족 세력을 이용하여 양국 국경분쟁의 전략적 변수로 이용하고 있다.
걸프전 이후 미국은 친이란과 친이라크로 분파된 두 쿠르드 세력을 조정하여 이라크 북부 쿠르드지역에 쿠르드 자치지역을 만들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미국의 대이라크 미사일 공격은 이라크정부군이 친이라크계인 쿠르드민주당(KDP)을 지원하기 위해 취해진 군사작전에 의해 시작된 제 2라운드 걸프전이다. 미국은 이라크의 북위 32도 이남 비행금지구역을 북위 33도 이남으로 확대한다고 선언했으며 이에 대해 이라크정부는 미국의 이같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내정간섭으로 비난하면서 무효를 선언했다.
터키군이 쿠르드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여러 차례 월경하여 이라크 영토내에서 군사작전을 하는 국제법 위반행위는 유엔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는 비행금지구역이라는 개념의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지상군의 활동까지 금지한다는 미국측의 결정은 새로운 정치 이슈가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대이라크 군사제재정책은 힘의 이론에 기초한 전형적인 강대국 정책으로서 향후 중동국가들은 미국을 우방국가라는 개념보다는 위협적대상으로 경계할 지 모른다.
미국은 다시 시작한 이 게임을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국가이익에 유리한 새로운 정치명분을 찾을 때까지 제한적으로 나마 계속할 것이다. 이는 미국이 당분간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제재조치를 계속한다는 뜻인 동시에 시리아 이란 리비아에 대한 경고이며 중동평화에 있어서 미국의 중동정책에 대한 간접적인 정책표현이기도 하다.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제재할 만한 국가는 아직 존재하지 않고 있다.<중동정치학>중동정치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