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91년 걸프전 이후 최고치/송유관 파괴안돼 장기적으로 큰 영향 없을듯/금값·달러화도 급등세미국의 이라크 미사일 공격이 이뤄진 3일 국제 원유가격은 91년 걸프전 이후 최고수준으로 뛰어올랐다. 금값과 달러화가치도 덩달아 치솟았고 반대로 각국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또 이라크에서는 이날 하루동안에 식료품 가격이 8%나 오르는 등 미국의 이라크공격은 지구촌 곳곳에 경제적 파장을 미쳤다. 이같은 경제적 파장은 직접적으로는 이라크의 석유수출재개가 당분간 불가능해진데 기인한다.
미군의 공격 직후 거래가 이뤄진 싱가포르 도쿄(동경) 런던 등 주요 원유시장에서는 원유가격이 걸프전 이래 최고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는 중동지역의 정세불안으로 산유국들의 생산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불안심리와 함께 수주내로 이라크의 석유수출이 재개되면 공급초과로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5월 이라크와 유엔사이에 타결된 수출재개협상에 의해 이라크는 앞으로 6개월간 20억달러 규모의 석유를 수출할 예정이었다. 이는 세계 수요량의 1%정도인 하루 70만배럴에 해당하는 양이지만 국제유가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산유국이 자국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어 전문가들은 이라크의 석유수출이 재개되면 현재 20달러 수준인 유가가 배럴당 14∼15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사태로 유엔의 석유수출재개 감시단 파견이 보류돼 이라크산 원유의 국제시장 공급이 연내에는 어려워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 따라 단기유가급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유가강세가 걸프전 당시처럼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 상품거래소(SIMEX)의 한 관계자는 『공격직후 일어난 급등세는 주로 심리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공격으로 이라크의 송유관이 파괴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 이라크산 석유의 시장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경제적 피해는 역시 이라크 국민들의 몫이다. 석유수출로 생기는 돈은 기아와 질병에 허덕이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공급하는 재원으로 사용될 예정이었다. 이라크는 식량지원에만 매달 1억달러를 써야 할 정도로 식량사정이 열악하다. 최근 이라크 보건장관은 유엔제재 이후 식량과 의약품 부족으로 70만명이상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최근 기아에 직면한 이라크인들의 국외 탈출 러시에 세계가 주목했던 참이다. 이번 사태로 이라크인들의 고통은 더욱 길어지게 됐다.<김준형 기자>김준형>
◎세계 각국 반응/영·독·일,강력 지지/중 “영토주권 존중을”/러,군사행동 중단 촉구/아랍 “걸프 긴장 고조 우려”
미국의 대이라크 미사일 공격에 대해 영국 독일 이스라엘 일본 등은 3일 강력한 지지를 표명한 반면 중국 러시아 및 아랍권은 대체로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존 메이저 영국 총리는 이날 『무고한 민간인을 학살한 사담 후세인 정권의 잔학한 행동을 용서할 수 없다』 며 『미국의 단호한 조치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영국은 B52폭격기 중간 급유 등 군수지원을 했다고 영국 국방장관이 말했다.
클라우스 킨켈 독일 외무장관과 벤야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미국의 공격은 적절하고 정당한 것이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일본총리는 『미국의 조치는 쿠르드 소수민족 탄압을 금지한 91년 유엔결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미국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심국방(선궈팡)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뉴스브리핑에서 더 이상의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미국과 이라크가 함께 자제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라크의 영토 주권과 통치권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공격을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라크에 대한 모든 군사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정부는 성명을 발표,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부적절하고 용납할 수 없는 조치』라며 『러시아는 이라크의 주권을 위협하는 모든 군사행동의 중단을 미국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날 대선을 앞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이미지 제고를 위해 대이라크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그밖에 리비아 이집트 요르단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아랍연맹(AL) 등 아랍권은 걸프지역의 긴장 고조에 우려를 나타내고 당사국들이 국제법규에 따라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에르베 드 사레트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라크사태의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며 『이라크와 쿠르드간의 대화, 즉 정치적 해결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외신=종합>외신=종합>
◎이라크사태 일지
▲90.8.2=이라크군, 쿠웨이트 전격 침공
▲90.11.30=유엔 안보리, 대이라크 무력사용 승인 결의
▲91.1.16=미군 등 다국적군, 사막의 폭풍작전 개시
▲91.1.20=다국적군 쿠웨이트에 지상군 투입
▲91.2.28=조지 부시 미 대통령, 종전선언
▲93.1.14=미, 유엔결의안 위반이유로 이라크 공습.
▲93.7=이라크, 석유수출 재개 위해 유엔안보리 조건 수락
▲96.5=유엔, 이라크 석유수출재개 결의
▲96.8.30=이라크군, 쿠르드족 거점 아르빌시 점령. 미, 군사응징 경고
▲96.9.1=이라크군, 쿠르드족 최후거점 술레이마니야 장악. 미 합참의장 사우디와 대응책 논의, 이라크 철군발표
▲96.9.2=이라크, 철군 발표
▲96.9.3=미, 이라크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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