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부 배정” 빗나가… 업무 과중 배려한듯/선정된 권성 부장판사 진취적 판결로 신망/검찰도 격맞춰 김각영 고검검사 팀장 임명12·12 및 5·18사건과 비자금사건 항소심을 담당할 재판부와 검찰의 인선작업이 3일 최종 마무리됐다.
서울고법은 이날 형사1부(재판장 권성 부장판사)를 항소심 재판부로 지정했지만 재판부 선정에 적잖이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1심 재판을 서울지법 형사수석부가 맡았던 전례에 비춰 2심도 고법 전체 수석부인 형사10부(재판장 이용우 부장판사)가 맡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또 사시 2회인 이수석부장이 고법형사부장중 유일하게 1심재판장인 김영일 부장판사(사시 5회)보다 선배법관이라는 점에서 낙점이 유력시됐었기 때문에 이날의 항소심 재판부 지정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법원측은 그 배경과 관련, 『수석재판부는 재판업무가 과중하고 재판외에 법원행정도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형사1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충남연기출신인 권부장판사(사시 8회)는 재판연구관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송무부장등 법원내 엘리트코스를 거친 중견법관. 김영일 부장판사보다 법조입문은 늦었지만 경기고 서울법대 동기동창이다.
권부장판사는 고법부장시절부터 진취적인 판결을 내려 「파기환송을 두려워하랴」는 별명을 얻었고 후배법관들로부터의 신망이 두텁다. 비록 대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고 박종철군의 고문치사사실을 은폐한 것은 가족들의 원한을 풀어줘야 할 「신원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신원권판결」 등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고법특별부장시절인 91년 언론통폐합소송과 관련, 「수용유사적 침해」 이론을 도입, 『신군부가 토지를 강제 수용하듯 언론사를 강제 탈취해 헌법상의 재산권을 침해했다』며 언론사에 첫 승소판결(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을 내린 적도 있다.
권부장판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미워해도 살펴봐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도 살펴봐야 한다 (중악지 필찰언, 중호지 필찰언)」는 「논어」의 구절을 인용,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배제하고 사법부의 독립적인 판단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주력해 편향되지 않은 심리를 해나가겠다』고 재판에 임한 소감을 밝혔다.
우배석 김재복 판사(36)는 대구출신으로 고려대 법대를, 좌배석 이충상 판사(39)는 전북 진안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사시 24회 동기다.
한편 검찰도 이날 서울고검에 특별공판부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항소심 준비에 돌입했다. 법원과의 격을 맞추기 위해 항소심 팀장인 특별공판부장에 검사장급인 김각영 고검검사(사시12회)를 임명했고 이 사건 주인검사인 김상희 부장검사 등 1심공판팀 전원이 항소심에 참여, 공소유지 실무를 담당하게 됐다. 김공판부장은 충남 보령출신으로 법무부 법무심의관 서울동부지청 차장, 서울 서부지청장 등을 거쳤다.<이태희 기자>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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