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성술꾼들 “유혹”「신선한 냄새, 다양한 비타민과 놀랄만큼 달콤한 사과향」 러시아에서 새로 선보인 여성용 보드카 「도브간」의 선전문구다. 독주의 대명사로 불리는 보드카의 이미지를 바꿀 도브간이 겨울철 특수를 앞두고 노브이 루스키(신러시아인), 특히 여성을 겨냥해 대대적인 선전을 펴고 있다. 도브간을 생산하는 주류업체 도카사는 TV광고는 물론이고 곳곳에 입간판을 세워 지나가는 주당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도브간은 여름이라는 계절적인 이유로 소비자로부터 아직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지만 겨울이 되면 러시아의 여성 술꾼들을 비롯, 다양한 성향의 노브이 루스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도브간은 여러가지 면에서 기존의 보드카 이미지를 파괴하고 있다. 우선 기존 보드카가 40도 안팎인데 비해 도브간은 28도로 알코올도수를 대폭 내렸다. 도브간은 또 서양 술처럼 세련된 상표에다 병마다 특별 제작한 품질보증서를 붙여 술꾼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최근 러시아 전역에 가짜 유명 상표의 보드카가 크게 나돌고 있는데 착안,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마실수 있도록 품질 보증에 신경을 쓴 것이다. 도브간은 특히 병에서 떼어낸 보증서 추첨을 통해 자동차를 상품으로 주는 등 확실히 다른 보드카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방침이다.
도브간은 또 기존의 밋밋한 병모양에서 탈피, 예술성을 가미한 고급스러움을 지향하고 있으며 천연수를 사용해 더욱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도브간은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선정해 홍보활동에 들어갔지만 일반 남성용 보드카도 5종이나 개발, 스미르노프와 스톨리츠나야, 모스코바스카야, 졸로토이 칼초, 젤카 등 기존의 유명 보드카와 한판 승부를 벌일 계획이다.
러시아는 보드카로 흥하고 보드카로 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러시아인들의 주량은 대단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인은 1인당 순수 주정량으로 따져 육체적 정신적 위험수위(연간 8ℓ)를 훨씬 넘는 14ℓ나 마시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보드카로 따지면 성인 한 사람당 연간 160∼180병 꼴인데 이틀에 보드카를 한 병정도 마시는 양이다. 이처럼 거대한 러시아 보드카 시장에서 여성용 보드카 도브간이 어느정도 바람을 일으킬는지 주목된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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