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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강경반발 배경

입력
1996.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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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했던 미 공격에 “기세 안꺾인다” 과시/「치고 빠지기 전술」 빗나가자 항전 태세『비행금지구역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라. 우리의 영공을 침범하는 적기를 모조리 격추하라. 알라신의 가호가 있을 것이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59)은 미국의 미사일 공격이 있은 직후 TV와 라디오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미국의 공격에 강력히 맞설 것을 선언했다.

후세인 대통령이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거점지역에 대한 공격을 전격 감행한 데는 미국이 대선 와중임을 틈타 자신의 철권통치를 과시하려는 「제한적 도발」의 목적이 컸다. 그가 90년 쿠웨이트 침공 때와는 달리 이번 작전이 이라크 영토내 「주권행위」임을 강조하는 한편 진격 첫날부터 「곧 철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흘린 것 등이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표면상 이번 쿠르드족 거점지역 진격이 쿠르드민주당(KDP)의 요청에 따라 친이란계 쿠르드애국동맹(PUK) 세력을 축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인도적 목적의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이라크에 석유수출을 일부 재개할 수 있도록 허용한 유엔 결정의 이행을 앞두고 쿠르드 지역을 통과하는 송유관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더 컸다.

그는 미국에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 재빨리 철수발표를 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이는 쿠웨이트를 침공, 국제사회의 석유수송로를 위협했던 경우와 달리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대규모 국제제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계산한 것이다. 걸프전 종전후 나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이라크 제재 결의는 제재방법으로 무력사용을 명시하지 않고 있어 군사제재의 명분이 약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그의 도박은 걸프전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미 빗나가기 시작한 것 같다. 그렇지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서려는 기세는 그 때와 마찬가지이다.<최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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