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급등따라 관련업계 등 비상체제 돌입이라크사태로 국제원유가가 90년 걸프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 올라 국내 물가와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유조선사 등 국내관련기업들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이라크에는 현재 현대건설 사무소를 제외하고는 국내 기업이 철수한 상태여서 이번 사태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재정경제원 등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라크사태로 국제원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당초 내달부터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국내석유류제품값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유가하락을 전제로 했던 소비자물가상승률 연간 억제목표 4.5% 고수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입원유의 대부분을 중동에서 도입하고 있어 국제원유가 상승은 곧바로 수입증가로 이어져 무역수지적자를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1년간 원유 수입은 6억2,500만배럴(103억달러)로 원유값이 배럴당 1달러만 올라도 연간 6억달러 이상의 수입증가와 무역수지적자를 초래하게 된다. 그러나 국내정유업계는 상당한 양의 원유를 비축하고 있어 당장 석유수급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경원 관계자는 이라크는 유엔의 금수조치로 원유수출을 못해왔기 때문에 최근의 국제원유가 상승은 심리적인 측면이 많다고 지적하고 이번주중 유가동향을 지켜본 후에나 앞으로 국내석유류제품값과 소비자물가,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페르시아만 해역안에 정박중인 국적선은 호유해운의 초대형 유조선(VLCC)인 오리엔탈가니트호 1척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배는 사우디아라비아 가스타우라항에 입항해있어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다.
또 호유해운이 외국선주로부터 용선한 가스선 가스비전호가 4일 이란 반달호메이니항 입항을 예정으로 이 해역에서 항해중인 것을 비롯해 내주초 페르시아만 해역 입항을 위해 항해중인 외국 용선 선박은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해운회사들은 이들 선박에 긴급 전문을 보내 최대한 안전항해를 하도록 주의를 촉구하는 한편 비상대책반을 구성,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장기화해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될 경우에 대비한 선박대피방안, 원유수송방안 등을 정유사와 함께 논의하고 있다.
또 바그다드에 2명의 직원을 상주시키고 있는 현대건설은 미국이 폭격을 개시한 직후 바그다드 현지지점에 사태를 주시하면서 본사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도록 지시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철도부설 발전소 고속도로 주택건설 등 기성공사에 대한 미수금 문제를 해결하고 이라크의 전후복구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사무소를 운영해왔다.<이백규 기자>이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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