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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경판 모두 몇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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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경판 모두 몇장인가

입력
1996.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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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숫자도 모른채 「세계문화유산」 지정/1915년 조사 81,258장 1975년엔 81,240장 발표/8만여장 추정… 소실땐 피해 파악조차 안될판국보인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세계적 문화재로 유명해졌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경판이 모두 몇장인지 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팔만대장경의 경판은 국보 32호, 경판을 보관한 판고는 국보 52호로 지정돼 있으나 「고려 불교문화의 정수」라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기 위해 총력홍보를 했던 문화재관리국도 「8만여장」이라고만 말할 뿐 정확한 숫자는 모른다. 화재나 침수로 피해를 당할 경우 어떤 경판이 소실됐으며 몇 장이나 없어졌는지도 파악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팔만대장경 경판에 대한 조사는 단 2차례 실시됐다. 1915년 조선총독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경판수는 8만1,258장이었다. 그러나 75년 문화재관리국의 조사의뢰를 받은 서수생 교수(경북대 한문학과)는 경판수가 총 8만1,348장이며 이 가운데 108장은 중복된 것이므로 실제로는 8만1,240장이라고 보고했다. 학계에서는 문화재관리국의 조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 일제가 파악한 숫자를 비교적 공신력있는 기록으로 보고 있지만 80여년이 지난 조사기록에 대한 신뢰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박상국 예능민속연구실장은 『우리나라는 보물창고에 무슨 보물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셈』이라며 『현재로서는 대장경의 체계적 보존관리가 어렵고 대장경을 이용한 학문발전도 요원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보존관리가 경판의 소실 예방과 판고 복원에만 치중돼 왔다고 지적, 『경판마다 바코드를 부착, 기본자료를 전산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94년부터 해인사 대장경연구소와 함께 대장경 주변환경에 대한 조사연구를 실시한 문화재관리국은 『경판숫자 조사는 많은 예산이 필요한 방대한 작업이어서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예산이 확보되는대로 경판의 종류, 숫자 등을 파악하는 2차 실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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