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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자 장사진 “접수창구 진땀”/취업엑스포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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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자 장사진 “접수창구 진땀”/취업엑스포96

입력
1996.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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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첫날 사무국 표정/문의전화 폭주 한때 통화마비까지/전담직원 6명으로 늘려 긴급 대처/각 대학 관련부서 학생 발길 물밀듯/기업도 높은 관심 “20여곳 우리도 참여 하겠다” 통보취업엑스포96 개막 첫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삼성데이타시스템(사장 남궁석)의 PC통신 유니텔 고객지원실에 마련된 사무국은 방문하는 취업희망자와 쇄도하는 문의전화를 처리하느라 6명의 전담직원이 진땀을 뺐다. 직원들은 『올해 취업이 어느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렇듯 높은 관심을 끌 줄은 몰랐다』면서 『취업엑스포96이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보여 힘들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반가워했다.

○…사무국은 상오 8시께부터 문의전화가 쇄도하기 시작, 전화응답 전담직원 2명을 6명으로 서둘러 늘렸다. 상오 11시께에는 한꺼번에 전화가 폭주, 관할 영동 전화국의 교환기가 일시 마비되기도 했다. 문의내용은 대부분 지원서 작성 및 접수요령에 관한 것이었다. 또 대우전자 대웅릴리 등 뒤늦게 취업엑스포에 참여하려는 기업관계자들의 전화도 많아 이날에만 20여곳의 기업이 새로 참여했다.

○…사무국에 직접 찾아와 지원서를 작성하는 구직자들도 줄을 이어 7평 남짓한 사무실은 아침부터 북새통을 이루었다. 성대 국문과 졸업반인 고경권씨는 『집에 PC가 없어 이곳까지 찾아왔다』며 고객지원센터 직원들의 도움으로 즉석에서 지원서를 작성했다.

PC통신사용법을 모르는 일부 취업희망자의 발길도 하루종일 이어졌다. 사무국 직원들은 『온라인이벤트이기 때문에 인원과 장소 등이 크게 필요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혀 딴판』이라며 밀려드는 대학생들을 응대하느라 무척 분주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각 대학의 취업과 학생복지처 등 취업관련부서도 유니텔 접속프로그램과 30일 무료사용권을 구입하려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고려대 취업정보과의 김주년 주임은 『금요일 하오부터 문의전화가 걸려왔다』며 『행사포스터가 붙기 시작한 상오 10시께부터는 프로그램을 얻으려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첫입사지원서 작성자는 서울 성북구 종암2동에 거주하는 최광길씨(25). 공업전문대 졸업반인 최씨는 상오 10시께 「대유」라는 ID로 유니텔에 접속, 지원서를 작성했다. 최씨는 지원서에서 『25세의 건강한 청년으로 활달하고 명랑한 저를 선택해 주면 최선을 다하겠다』며 모든 참여업체에 지원서를 전송.

한편 상오 11시께 취업엑스포96 게시판에 HIMS라는 회사가 전산개발요원 모집공고를 올리자 2시간여만에 360여명이 조회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전국제·박승룡 기자>

◎각계 반응/중소기업­지방대학생들 “인력난·구직 해소” 환영/“적은 비용으로 유능한 인재 채용 길 터”

취업엑스포96은 특히 중소기업과 지방대학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인력난에 허덕였던 중소기업들은 인재를 구할 수 있는 창구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취업 정보 획득에서부터 소외되어 왔던 지방대학 출신들 역시 취업기회가 확대되고 지리적 불이익이 덜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7월14일 발표한 「96년 상반기 중소기업 애로상담」에 따르면 인력난에 관한 상담이 전체의 32.4%인 663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기업처럼 엄청난 돈을 들여 광고를 하기도 어렵고 유능한 인재들에게 자기 회사를 제대로 알릴 기회조차 갖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가장 큰 고충이다. 취업엑스포에 참가하는 중소기업들은 PC통신을 통해 취업대상자와 곧바로 연결되기에 적은 비용으로 편리하고 효율적인 채용망을 구축하게 된다.

경기 시흥시 소재 환경처리시설 제조업체 조양화학공업(주) 손대협 업무이사는 『취업난이라는 말은 중소기업과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라며 『취업엑스포가 유망한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적극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방대학의 취업관계자들 역시 이번 엑스포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경북대 취업정보센터 김용희 교육연구사는 『경기침체로 금년 채용규모가 줄어든다는 보도가 있어 걱정』이라며 『취업엑스포는 지방대생들이 취업정보를 얻기 위한 시간과 경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남대와 경북대를 비롯한 취업엑스포96 참여 지방대학 취업담당자들은 『학생들에게 PC통신교육을 강화해 취업정보를 적극 활용하도록 권유하겠다』며 『취업엑스포96을 주최하는 한국일보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이번 행사에 거는 기대를 표현했다.<박형배 기자>

◎기업 사원모집 영향은/채용방식 「공개예고제」로 전환 기대/여성 등 숨은 일꾼 발굴 적재적소 배치… 안정적 인력수급 큰 도움

온라인정보 유통이 활성화하면서 기업들의 인력채용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 구인·구직정보의 제한된 흐름으로 인력의 효율적 활용이 이루어지지 못해 왔지만 PC통신 등 정보통신의 발달은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취업문화는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초래했다. 기업들은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취업시즌전에 소위 명문대에 추천서를 미리 보내 이들에게 특전을 주어 왔다. 지방대학 출신들 역시 수도권 학생들에 비해 절대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여성이나 장애인들도 사회적 편견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알릴 기회조차 갖기 어려웠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유는 있다. 어느 곳에 능력을 갖춘 인재가 숨어 있는지 찾을 방법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막대한 돈을 들여 광고를 내고 학교에 홍보물을 뿌리지만 한계가 있다. 모든 학교에 일일이 안내장을 보낼 수도 없으니 일부 대학을 집중공략하게 된다.

그러나 정보사회로 바뀌면서 인력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중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PC통신과 인터넷을 이용하면 모든 기업은 적은 비용으로 상세한 채용정보를 널리 알릴 수 있다.

구직자는 취업정보를 신속 다양하게 검색하여 입사하고 싶은 기업에 자신의 장점을 소개할 수 있고 일일이 기업을 찾아다니며 입사원서를 제출하는 불편함도 사라진다.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연중 수시로 지원서를 받아 적재적소에 뽑아 쓸 수 있다. 인력 채용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해외인력도 쉽게 확보할 수 있고 외국에 기업홍보 효과도 얻게 된다.

데이터라인의 이만우 대표는 『온라인 채용이 활성화하면 기업이 극비사항으로 여겨왔던 인력채용방식이 공개 예고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풍부한 취업희망자들의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학력보다는 능력이 우선시되는 사회가 될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취업정보 전문기관 리크루트 유동현 편집장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직자와 구인을 원하는 기업을 연결하는 「취업 엑스포 96」은 인력 수급의 안정을 도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전국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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