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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거센 감원 회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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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거센 감원 회오리

입력
1996.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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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여파 선경 등 「덩치줄이기」 본격 착수/명예퇴직·조기퇴직제 민간 기업에 급속 확산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재계에 감원선풍이 불고 있다. 선경 삼미 한국유리 포스틸 등이 명예퇴직제 조기퇴직제 등의 형식으로 인원감축에 본격착수했다. 특히 선경은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대리급이하 직원에 대해서도 명예퇴직제를 시행키로 해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그동안 일부 공기업 등에서 주로 시행돼온 명예퇴직제가 올해들어 민간 대기업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대한항공 한국유리 삼성전자 등 50여개 업체가 이미 명예퇴직제를 도입한 상태다.

신경인더스트리(SKI)는 2일 부장 과장급은 물론 대리 이하 직원에 대해서도 명예퇴직제를 실시키로 하고 이날부터 명예퇴직원 접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선경인더스트리측은 섬유산업 불황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사업구조 조정이 불가피해졌으며 효과적인 사업구조 조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력구조 개편을 위해 명예퇴직제를 대리이하 사원으로 확대실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명예퇴직 대상자는 7년이상 근속자 또는 35세 이상의 대리이하 사원들로 10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한국유리도 최근 사업구조 조정에 앞선 인력구조 개편을 위해 전체 임직원의 10%에 해당하는 생산직과 사무직 직원 500여명을 명예퇴직 형태로 감원했다.

대한항공도 올해 상반기 명예퇴직제를 도입, 34명의 간부사원을 내보냈으며 포항제철 계열사인 포스틸은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임직원 200여명을 명예퇴직시켰다.

삼미그룹 역시 최근 경영합리화 조치를 단행하면서 삼미특수강에서 7명, (주)삼미에서 5명의 임원을 내보냈고 아시아자동차는 고령자를 중심으로 한 임원 5명을 협력업체로 전출시키거나 자진사퇴 형식으로 퇴직시켰다.

삼성그룹은 반도체 수출가격 하락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명예퇴직제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과 대우그룹 쌍용그룹등은 명예퇴직과 같은 인위적인 「인원정리」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 승진 대상 임직원수를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그룹은 연말 정기인사 때 승진폭을 줄이고 정년이 된 임원에 대해서는 퇴사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감원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선경인더스트리는 명예퇴직자에게 퇴직금외에 연령 및 근속연수에 따라 3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최고 60개월분의 퇴직장려금과 퇴사후 2년동안 자녀장학금 경조금 각종 기념품을 지급키로 했다. 선경의 관계자는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으며 이번 명예퇴직을 끝으로 당분간은 명예퇴직을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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