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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련 상처 아직도 곳곳에/연대 “착잡한 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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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련 상처 아직도 곳곳에/연대 “착잡한 개강”

입력
1996.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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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강의실 찾느라 우왕좌왕/“폐허된 건물보니 가슴 아프다”한총련 사태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연세대가 2일 2학기를 개강했다. 등교하자 마자 폐허가 된 종합관과 과학관 건물을 둘러본 학생들은 착잡한 심정으로 바뀐 강의실을 찾아 발길을 돌렸다.

강의실을 잃은 교양과정 수강생 등 5천여명은 이번 학기동안 임시로 마련된 대강당과 구상경관 장기원기념관 등의 강의실을 찾느라 우왕좌왕했다. 과학관은 피해정도가 덜해 수업이 이뤄졌으나 개강 첫날의 수업 분위기는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종합관 건물 6층에 있는 교육방송국(YBS)이 파손되는 바람에 캠퍼스에는 아나운서의 경쾌한 목소리와 음악도 울리지 않았다.

하오 2시 임시 강의실로 쓰고 있는 장기원기념관 강당. 종합관 1층 대형강의실에서 이곳으로 이사온 「기독교개론」강의가 열렸다. 김기철 교수(60)는 학생 2백여명에게 1시간동안 수업을 진행하면서 한총련 사태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었다. 할 말은 많겠지만 일부러 삼간 것인지 수업이 끝난 후 기자의 질문에 『교육자적 책임을 통감한다』는 말로 심경을 대신했다.

3일 첫 강의를 앞둔 이과대 천문대기과학과 이영욱 교수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학생들의 얼굴을 보면 화가 치밀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한총련 점거사태로 옥상에 설치된 1천여만원 상당의 위성추적안테나가 파손돼 우리별 1, 2호 위성 측정데이터를 못 받고 있다는 같은 학과 최규홍 교수는 『본분을 잃은 학생들의 행동이 가져온 결과를 절감한다』고 말했다.

김은경양(19·기계전자공학부 1)은 『건물 전체가 폐허가 된 종합관을 직접 보니 무척 가슴이 아프다』면서 『하루빨리 교정과 면학분위기가 정상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측은 이날 임시 실·처장회의를 열고 『한총련 사태에 대해 학생들의 입장만을 반영한 편파적인 내용을 실은 학보 「연세춘추」 2만8천여부를 전량 수거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측은 이날 유인물을 통해 『학교기물과 교정이 파괴된데 대해 사과한다』며 『그러나 종합관 등을 이념교육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날도 교정에는 일반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져 지금까지 3백50여단체 3천여명이 폐허의 현장을 찾았다. 연세대 복구대책위원회측에 모금된 복구지원금도 8억여원을 넘어섰다.<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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