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반층에 강철말뚝 고정 토사유실 막아소규모의 산사태가 많이 발생하는 지형에 효과적으로 시공할 수 있는 한국형 산사태 방지공법이 개발됐다. 중앙대 토목공학과 홍원표 교수팀은 2일 여름철 집중호우로 표층 1∼2m 이하의 토사가 씻겨 내려가면서 발생하는 소규모 산사태를 효율적으로 방지하는 「억지말뚝공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산사태는 발생건수는 많지만 토사폭 20m이하, 토사깊이 2m 이내인 소규모가 전체의 약 90%를 차지한다.
한국과학재단의 지원으로 92년부터 약 3억원을 들여 개발한 이 공법은 산사태가 우려되는 경사면에 H빔 등 강철소재의 말뚝을 1.5∼2.5m 간격으로 설치,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는 토사의 움직임을 차단한다. 마치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좁은 문으로 일시에 나가려고 하면 병목현상이 일어나 꼼짝할 수 없는 것처럼 강철말뚝들이 토사의 급속한 움직임(건축용어로 「아칭」)을 차단하는 것이다.
홍교수팀은 이 공법을 93년 산사태 우려지역에 시공, 2년간 토사이동량을 측정한 결과 지표의 이동거리가 자연상태(30∼40㎜)보다 작은 25㎜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 공법은 특히 강철말뚝을 무작위로 박는 것이 아니라 하단부는 암반층에 고정시키고 지표면은 콘크리트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 대규모 산사태 우려지역에도 효과가 높다. 이 공법은 또 거대한 시멘트로 차단벽을 쌓는 기존의 옹벽공법과 달리 지하에 구조물을 설치해 환경훼손을 초래하지 않는다.<홍덕기 기자>홍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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