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화절하 힘입어 유조선 7척 해외 수주/원유수송업체 대거 발주·일덤핑자제도 “한몫”사상 최악의 불황으로 치닫던 국내조선경기가 최근의 원화절하(환율상승)에 힘입어 되살아 나고 있다. 특히 유조선수주에서 일본의 경쟁업체를 따돌리는 등 해외수주활동이 활발해 지고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조선업계는 그동안 엔저에 힘입은 일본 조선업계의 덤핑공세로 수주난에 시달려 왔으나 최근들어 원화가 크게 절하되어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데다 사활을 건 수주노력을 펼쳐 7월 이후 실시된 10만톤급 7척의 선박을 국제입찰에서 「싹쓸이」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일본의 NYK사가 발주한 10만5,000톤급 유조선 2척을 따냈고 대우중공업도 핀란드 룬데비사로부터 2척의 유조선을 수주했다.
한라중공업은 독일의 올덴도르프사로부터 2척, 현대중공업도 유로나브사로부터 1척을 각각 수주했다. 쿠웨이트국영석유회사(KOTC)가 발주한 30만톤급 초대형유조선 3척도 현대중공업 수주가 확실시되고 있다.
앞으로도 쉐브론쉬핑사 마제스틱사 OSG사 등 국제적인 원유운송업체들이 20여척의 유조선을 잇따라 발주할 예정이어서 국내 조선업체들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황금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원유수송업체들이 유조선을 대거 발주하는 것은 최근 국제 원유운반 운임이 신형유조선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유조선 운임지수인 월드스케일(WS)지수는 7월평균 73.75로 90년 3월 이후 최고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유조선운임이 올라가자 20년 이상된 노후선박을 갖고 있던 국제해운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신형선박을 잇따라 발주하기 시작한 것.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종전에는 선박의 국제입찰 때 우리 업체들이 일본보다 입찰가를 2∼3% 낮춰 수주하곤 했으나 올들어 엔저를 호재로 일본업체들이 국내업체들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대거 수주했다』며 『그러나 일본업체들이 이미 상당물량을 확보해 더 이상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기를 꺼리는데다 발주물량도 늘어나 우리 조선업체들의 수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조선수주량 증가세가 아직은 유조선에 국한된데다 우리업계의 기술력이나 제품력 향상보다는 원화절하에 따른 것으로 자칫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업체마다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환율조정 작업이 시작된다면 다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올들어 6월말까지 세계 조선시장에서 국내업체 수주실적은 49척, 190만톤인데 비해 일본업계는 220척, 534만톤으로 우리보다 2.8배(금액기준) 많다.<박정규 기자>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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