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을 다짐하는 클린턴 대통령의 후보 수락연설을 끝으로 미 민주당 전당대회가 폐막됐다. 이제부터 오는 11월5일의 투표일까지 앞으로 두달을 남겨 놓고 미국에는 본격적인 선거의 계절이 시작됐다. 그러나 오늘의 세계에서 미국대통령은 미국인 만의 대통령이 아니다. ◆클린턴은 수락연설에서 『미국은 세계의 경찰이 될 수는 없지만, 우리의 가치와 이익이 위협 받는 곳에서 미국은 행동력과 지도력을 보여 줘야 한다』고 선언했다. 냉전종식후 세계를 제패한 미국의 역할을 규정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미국이 관여해 온 곳으로 그는 아이티와 쿠바 팔레스타인 보스니아 북아일랜드 중부유럽 러시아 북한을 열거하고 있다. ◆그의 실토대로 미국 혼자의 힘으로 세계의 모든 분쟁을 해결할 수는 없다. 그렇게 하려 한다면 15세기이후 명멸했던 다른 패권국가처럼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는 군사비를 감당 못해 결국 2류국가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스페인과 네덜란드, 헝가리―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제국, 나폴레옹의 프랑스, 대영제국, 나치 독일이 그 본보기다. ◆미국이 「세계 경찰」의 역할을 포기한다면 도처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민족―종교분쟁과 학살, 국제테러를 무엇으로 막을 것인가. 국제전략연구가들 사이에서는 유엔군을 강화하는 방안이나 G7이 재정을 맡는 국제용병의 창설 같은 것이 논의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국제분쟁에 걸린 강국들의 이해조정이 앞서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해결책은 하나로 모아진다. 유엔의 도덕적 권위와 지역이해당사국의 병력 및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미국의 신속한 군사력 전개에 의해 분쟁을 그때 그때 제압하는 것이다. 클린턴이 언급한 「행동력과 지도력」은 바로 이같은 집단해결방식을 시사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의 해결방식 역시 예외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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