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300m·105층짜리 초대형 숙박시설/일 신문·방북객 등 의해 “손상 심각” 이상설 잇따라/컨설팅사·우리측선 “안전 별문제 없을 것” 관측북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유경호텔은 붕괴위기에 처해 있는가.
평양 보통강구역 서장지구에 들어서 있는 유경호텔의 이상 여부를 놓고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유경호텔은 89년 평양에서 열렸던 세계청년학생 축전을 위해 김정일의 직접 지시로 87년 8월 착공됐던 105층(객실 3,000개)짜리 매머드 숙박·위락 시설. 그러나 외화부족 등으로 공사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유경호텔의 붕괴 위험설은 주로 외국 언론과 북한 방문객들에 의해 제기돼왔다. 반면에 유경호텔의 건설 컨설팅업을 맡고 있는 코리아랜드(사장 강영수)는 단지 완공이 지연되고 있을 뿐 안전도에는 이상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우리 정보 당국도 건물 상층부 일부 부식 등의 정보가 접수되기는 했으나 붕괴 위험설은 과장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산케이(산경)신문은 지난 7월7일 현지조사를 한 중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유경호텔이 폭파공법에 의해 철거돼야 한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유경호텔이 누수현상의 심화로 상층부의 콘크리트 블록이 부식되고 있으며 하층부도 손상을 입어 방치가 계속되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는 중국전문가들과 재일 북한 관계자들의 주장을 보도했다. 이 때문에 북한당국이 3년동안 재미한국인 기업인과 중국 조선족 유력자, 중국 및 대만 기업에 호텔보수를 요청했으나 채산성이 맞지 않고 손상 정도가 심해 상담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중국 북경(베이징)의 외교·업계 소식통들도 유경호텔이 기초공사가 부실한 상태에서 공사가 사실상 중단돼 한쪽으로 서서히 기울고 있다는 등 이상설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코리아랜드측은 지난 2월 북한에서 제작한 10여분 짜리 비디오테이프와 유경호텔측의 설명등을 근거로 붕괴위험설이 와전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강영수 사장은 『8월초에 유경호텔측 관계자와 만나 호텔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구조 및 내벽공사가 완료됐고 외벽유리 설치공사를 중국의 사자그룹이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강사장은 『호텔 완공이 늦어지자 북한 고위인사들이 「질질 끌려면 차라리 폭파시켜 버리는 것이 낫겠다」고 질타성 발언을 한 것이 잘못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코리아랜드측은 무책임한 붕괴위험 보도로 이미지 훼손과 일정 차질 등의 손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유경호텔측과 함께 구조물 안전진단 등의 절차를 거쳐 산케이신문을 상대로 국제사법기구에 4억달러 상당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코리아랜드는 94년 12월 유경호텔측과 분양권 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우리 당국이 사업 타당성과 남북관계 등을 이유로 협력사업자 승인을 내주지 않아 아직까지 사업을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우리 정보 당국도 유경호텔이 대외 선전용 성격이 강한데다 김정일의 직접 지시에 의해 착공됐고, 공사가 장기간 중단되면서 대비책이 마련돼 왔다는 점 등을 들어 붕괴설은 무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 정보 당국자는 『90년대 초반 동구권 기술진들이 안전진단을 한 결과, 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면서 『일부 시설의 부식현상 등이 발생할 수는 있으나 붕괴위험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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