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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익스프레스」(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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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익스프레스」(영화평)

입력
1996.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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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 넘친 탈옥실화… 내용 왜곡은 아쉬움앨런 파커 감독은 유명한 광고감독 출신답게 현란한 영화 기법들을 통해 메시지를 관객에게 깊이 각인시킨다. 다양한 장르와 형식을 다루는 그는 언제나 영상과 음향의 창조적인 조화와 해석을 기초로 이야기를 발전시키고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그의 78년도 작품인 「미드나잇 익스프레스」가 뒤늦게 국내에 개봉됐다. 이 영화는 터키에서 마약 밀반출 혐의로 체포된 미국인 청년의 실화를 다뤘다. 주인공 빌리 헤이즈(브래드 데이비스 분)는 공항에서 체포되어 4년형을 선고받는다. 힘겹고 고통스러운 형기를 마치기 며칠전 그는 미국과 터키의 관계 악화에 따른 희생양으로 다시 30년 형을 선고받는다. 모든 것이 굴절되고 억압된 감옥에서 빌리는 정신착란증세까지 일으키지만 불굴의 의지로 마침내 탈옥에 성공한다.

앨런 파커 감독의 초기 대표작답게 이 영화는 적극적인 영상과 음향을 활용해 극의 흥미를 고조시킨다. 캐릭터의 긴장을 관객에게 감각적으로 전하기 위해 사용된 심장 박동소리는 극의 긴박감을 효과적으로 증폭시킨다. 영상의 리듬과 조화를 이루며 설정된 음악은 극의 의미전달을 도울 뿐 아니라 관객의 감정 몰입과 이완을 적절하게 조절하기도 한다.

「미드나잇…」은 실화가 바탕이라는 것을 영화의 서두에 밝혀 관객들이 현실의 재연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갖도록 했다. 그러나 극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정치, 사회적인 문제와 민감하게 연루되어 있는 인물의 상황을 과장되고 왜곡된 시각으로 접근했다. 사실의 드라마화에서 조심할 점이자 이 영화의 가장 큰 허점이다.

특히 주인공의 고통에 설득력을 싣기 위해 터키 사회는 부패로 물들어 있으며 터키인은 상식을 벗어난 비열한 인간이라는 식으로 묘사했다. 할리우드 영화의 편견인 백인 우월주의가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영화의 재미와 매력을 위해 타국가와 민족을 일방적으로 몰아부쳐도 되는 것인가.<편장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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