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평·청구 등 대형 의류센터·백화점 잇단 개점/웅진·보해양조 등도 판매조직 확충 적극 나서「유통의 메가 트렌드를 잡아라」
최근 제조업체들이 상품의 공급과잉 시대를 맞아 판매의 승부는 유통망에 달려있다고 보고 유통분야에 앞다퉈 뛰어드는 등 「유통의 메가 트렌드 잡기」에 나서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백화점과 도매 유통사업등으로 파고들면서 변신을 꾀하는가 하면 기존 유통업체들 역시 할인점과 카테고리 킬러(가격파괴 할인전문매장) 등 신유통업태로의 사업 다각화에 혈안이 돼있다.
지난해 라이프 유통을 인수한 기계 금속 화학 제조업체인 거평그룹은 2일 서울 동대문시장 부근에 새로운 형태의 의류도매센터인 거평프레야를 개점하고 유통시장에 처음으로 뛰어들었다.
거평은 연면적 3만8,000평 지하 6층 지상 22층 규모의 대형 도매의류 센터를 마련, 동대문과 남대문 재래시장의 3,200여 도매업체들을 입점시키고 공동브랜드 「프레야」를 개발해 서울 의류 도매상권을 통합하겠다는 야심찬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에앞서 중견건설업체인 청구도 경기 성남시 분당에 블루힐 백화점을 지난달 30일 개점하고 경기 수원까지 미치는 범 분당상권을 노린 고객 흡수작전에 나서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이같은 변신은 판매에서 유통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면서 유통에 참여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망이 갖는 막강한 위력을 보여주는 예는 적지않다. 지난해 10월께 대추음료 「가을대추」를 출시, 빅 히트를 한 웅진식품은 선두출수 업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유통망을 가진 해태의 추격공세에 밀려 선두를 내어주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에따라 웅진은 최근 유통망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주의 고급 브랜드화를 내세워 「김삿갓」을 출시한 보해양조도 이와 유사한 경우다. 보해의 「김삿갓」이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자 소주시장의 형님격인 진로측도 이에 질세라 「참나무통 맑은 소주」를 출시, 맞불작전을 펼쳤다. 최근 진로는 후발주자라는 한계점을 극복하고 전국의 1,300여개 도매장을 통해 「참나무통 맑은 소주」출시 50여일만에 1,000만병 판매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이에 자극받은 보해측은 지방소주업체라는 한계점을 극복키위해 전국 유통망의 확대를 추진중에 있다.
이밖에도 일부 업체들은 유통조직이 뛰어난 다단계 판매업체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어 통합브랜드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중소업체들은 공동상표화 작업을 통해 틈새 유통망 공략에 혈안이 돼있다.
황재민 제일경제연구소 유통담당 연구원(37)은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기업만이 판매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장학만 기자>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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