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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앙 대작 명동성당서 국내 초연/재불 피아니스트 백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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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앙 대작 명동성당서 국내 초연/재불 피아니스트 백건우

입력
1996.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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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에 2시간 넘게 소요/미지의 여행 떠나는 기분”2, 4, 6일 하오 7시 서울 명동성당에서는 프랑스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의 걸작 「아기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전곡이 재불 피아니스트 백건우씨(50)에 의해 국내 초연된다.

일반 연주장이 아닌 성당에서 대작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는 음악회다. 백씨는 지난달 30일 아내인 영화배우 윤정희씨, 딸 진희양(19)과 함께 입국했다.

『연주자에게 이만큼 많은 영감을 주는 작품도 없을 겁니다. 한 작곡가가 메시앙처럼 많은 언어와 세계를 갖기도 힘들지요. 리듬만 해도 말도 못하게 복잡다양해요. 생각할 게 너무 많아서 악보를 보며 칠 수 밖에 없어요』

난곡인데다 완주에 2시간 넘게 걸리는 대작이다보니 세계적으로도 연주자가 드물다. 한 번 연주하는 것도 모험인데 그는 명동성당에 이어 8일 부산 문화회관, 11일 광주 문예회관(각 하오 7시30분)에서도 연주한다.

그는 이 곡이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 체험해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철학과 감성, 수세기에 걸친 음악사의 언어를 집약해 완벽하게 쓰여진 작품입니다. 기교나 아이디어, 선율 어느 한 쪽에 치우친 작품이 아니지요. 2시간의 연주라는 고된 육체노동, 피아노테크닉, 종교, 신비체험 등 여러 측면에서 이 작품을 볼 수 있어요』

성당의 음향문제에 관해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악보를 보면 페달을 길게 쓰고 아주 복잡하고 빠른 소리가 한꺼번에 몰아치는등 소리가 반드시 명확하지 않아도 되게 돼 있어요. 너무 명징하면 오히려 제 맛이 안나요. 명동성당은 생각보다 울림이 심하지 않아 음향이 괜찮더군요』

그는 이번 연주를 「무엇을 만날지 알 수 없는 여행」에 비유했다. 「소리의 힘을 믿는다」면서. 그 말에서 구도자같은 진지함이 느껴졌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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