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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에 새 시각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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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에 새 시각을(사설)

입력
1996.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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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나라 국가원수로는 처음 등정하는 김영삼 대통령의 중남미 5개국 순방은 여러가지 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어 포괄적인 목적의 정상외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지금까지 중남미는 지리적인 면에서, 또 한국과는 직접적으로 공통된 이해관계가 거의없어 우리에게는 너무나 먼대륙, 먼나라들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중남미는 일찍부터 우리와 인연을 갖고 있었다. 특히 60년대초에는 첫 공식이민을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에 보냄으로써 현재 탄탄한 경제적 기반을 구축한 10여만명의 교포사회를 이룩하고 있다.

지금 중남미 국가들은 오랫동안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침체, 그리고 군사독재의 질곡에서 벗어나 민주화와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구나 지역적으로는 경제통합을 추진하면서 각국마다 60∼70년대 한국의 경제발전전략을 모델로 삼고 투자를 갈망하고 있어 김대통령은 같은 환태평양국가로서 경제발전경험을 전하고 투자등 다각적인 협력의 기반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적절한 계기가 될 것이다.

우선 첫 방문지인 과테말라에서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등 중미 5개국 정상과의 공동 및 개별회담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들 5개국 정상들의 합동요청으로 이뤄지는 이같은 회담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그만큼 제고됐다는 것과 한국에 대한 이 지역국가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이어 「리오그룹」을 이끌며 「남미공동시장」 「안데스 공동체」 등 지역경제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과 장차 북미시장에 대한 우회적인 진출로 확보까지 고려하여 투자와 자원공동개발, 교역확대 등 다각적인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이번 순방의 핵심적인 과제다. 정부간의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협정 등으로 투자 진출의 안전판을 강화하는 일도 당연히 뒤따라야 할 것이다.

산림 광물 원유 등 엄청난 자원의 보고이자 민주화와 경제개발로 가난 벗기에 열중하는 중남미는 결코 먼 대륙도, 잊혀진 대륙도 아니며 어느 면에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성심을 갖고 진출해야 할 대륙이다. 이들 나라들이 장차 「작은용」 「큰용」으로 일어설 때 인구 4억5천만명이나 되는 잠재적 시장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때문에 21세기의 한국과 중남미 관계를 겨냥, 현재 3억4천만달러에 불과한 투자도 적극 늘려야 하며 단기적인 상품수출보다 긴 안목에서 사회간접시설 투자 등 핵심사업에 대한 진출에 역점을 둬야 한다. 아울러 국제협력단의 요원 증파와 해외협력기금의 특별증액 등을 통해 의료와 위생, 학교설립과 교재 제공, 농업기술 교육 등으로 가난벗기 운동을 적극 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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