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강화 시행 상속세법 회피 목적도기업주들의 주식증여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3월 2세에게 12만5,000주를 증여했던 영창악기 김재섭 회장은 최근 재차 12만5,000주를 증여했으며 태평양 동신등 주요기업의 최대주주(오너)들도 주가지수가 760대에 머물러 있던 이달 25일을 전후해 대량의 주식을 2세들에게 넘겼다.
올들어 오너들의 주식증여가 이처럼 줄을 잇고 있는 것은 주가가 크게 낮아져 증여세부담이 줄어든데다 상속증여세를 강화한 개정 상속세법이 내년에 시행될 경우 증여세부담이 크게 늘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에따라 상속세법 개정안이 시행될 97년이전에 각 기업 오너들의 지분증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3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영창악기 김회장은 26일 외아들인 김재룡 이사(37)에게 시가 31억3,600만원어치인 12만5,440주를 증여했다. 김회장은 이에앞서 3월8일 10만주, 3월27일 2만5,000주를 잇달아 증여, 올들어 모두 25만440주를 김이사에게 증여했다. 이에따라 김회장의 지분은 11.2%로 낮아진 대신 김이사의 지분은 11.13%로 높아졌다.
태평양 서성환 회장은 지난 28일 5만주를 2세인 서경배 사장(33)에게 증여, 지분을 13.76%에서 7.88%로 낮췄고 동신주택 박승훈 대표도 27일 52억800만원어치인 112만주를 2세인 진용씨(29)에게 증여했다. 박사장이 2세에 넘긴 주식은 시가 52억원어치다. 또한 대한화섬의 이임룡 회장도 29일 4만5,913주를 학교법인인 일주학원에 증여했다. 최근 2세와 재단에 주식을 증여한 이들 기업 오너의 증여액은 모두 185억9,500만원이다.
오너들의 활발한 주식증여는 ▲주가하락 ▲상속 증여세율의 상향조정 ▲주식증여취소기한 축소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여시점의 주가를 증여세에 적용하기 때문에 주가가 낮을 때 증여하고 세율 40%를 50%로 올리려는 논의가 일고있는 상속세법 개정안이 시행되기전에 주식을 증여, 세금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주식을 증여한 뒤 6개월내에 다시 취소할 수 있는 증여취소기한이 내년부터 3개월로 축소돼 증여세부담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도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오너들은 일반적으로 주식을 증여한 뒤 주가가 내리면 증여취소기한을 이용해 증여를 취소한 뒤 다시 낮아진 주가를 적용해 주식을 재증여해왔다.
실제 영창악기주식은 지난 5월15일 주당 3만6,600원에서 증여일 당시 2만5,000원으로 주당 1만원이상 하락, 5월 중순에 증여한 것보다 1주당 2,000원이상의 증여세를 절감했다. 또한 태평양주식은 5월13일 2만1,200원에서 증여일에는 1만3,300원으로 절반이상 하락했고 동신의 주가는 5월 중순 1주당 9,070원에서 증여일에는 4,650원으로 떨어졌다. 이에따라 최근 주식을 2세에게 증여한 오너들은 5월께 증여한 것에 비해 증여세를 크게 절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지난 3월 2세에게 주식 10만주를 증여했던 영창악기 김회장은 올 2월에 증여한 주식의 가격이 이후 하락하자 증여취소기한을 이용, 증여를 취소한 뒤 재증여했던 것이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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