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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 전 교수 한의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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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 전 교수 한의사로 나섰다

입력
1996.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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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대학로서 「도올한의원」 개업/개원 3∼4년간은 상오 4시간만 진료/난치병 연구 전념… 서울대 객원교수로대학교수에서 한의대생으로 변신, 화제를 모았던 전 고려대 교수 김용옥씨(47)가 마침내 한의원을 개업한다. 김씨는 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성좌소극장 건물 3층에 자신의 호를 딴 50평규모의 「도올 한의원」을 개원, 한의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김씨는 요즘 개원준비에 전념하느라 두달째 저녁을 거르고 직접 페인트칠까지 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남의 몸이 아픈 것을 책임져서 고친다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이 과정을 통해 특수한 인간관계를 맺고 강단에서 접하기 힘든 철학적 상황을 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는 게 개원을 앞둔 소감.

김씨는 어떤 자세로 인술의 길을 걷겠느냐는 질문에 『환자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생각하고 겸허한 마음에서 서로 연구하는 자세로 진료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생각하는 「도올 한의원」은 병만을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환자들이 마음놓고 쉴 수 있는 문화적 공간. 그의 한의원에는 다른 곳과는 달리 치료기계가 보이지 않는다. 단지 침통과 약재를 담는 오동나무 약재함, 환자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집기 뿐이다.

그는 또한 환자들과의 진솔한 만남을 위해 1년여동안은 필수적인 간호사조차 없이 혼자서 한의원을 꾸려나가며 심도 깊은 임상적 체험을 쌓아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개업후 3∼4년동안은 월∼금요일 상오 4시간만 진료하고 남은 시간에는 암 등 난치병을 정복하는 「명의」가 되기 위한 연구와 수업에 전념하겠다는 개인적 계획을 밝혔다.

올봄 원광대 한의대를 졸업한 김씨는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 객원교수로 초빙돼 9월부터 서울대 의대·약대생 등에게 그동안 연구해온 「상한론」 「동의수세보원」 등 동양의학을 강의, 수년만에 다시 강단에 선다.

김씨는 『사상가와 예술가로서 그동안 해온 일을 한의학을 통해 완성할 기회』라며 『남은 것은 시간, 건강과의 싸움일 뿐』이라고 말했다.<박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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