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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철저한 재수사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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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철저한 재수사를(사설)

입력
1996.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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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워커힐 카지노 탈세사건으로 기소중지된 카지노업계 대부 전락원씨의 귀국, 입원사실을 뒤늦게 밝힌 것에 대해 말들이 많다. 권력핵심부와 사전조율해 귀국했다느니 기소중지된 범법자인 그의 귀국사실을 검찰이 3일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밝히는가 하면 귀국 즉시 구속 수감하기는 커녕 사전 신문이나 조사 절차없이 대학병원에 입원부터 시킨 게 지나친 봐주기가 아니냐는 등 정치권에서마저 면죄부 주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우리로서는 그의 귀국배경이 어떻고, 사전조율이 있었건 없었건 하는 문제에는 큰 관심이 없다. 다만 검찰이 구시대적 비리의 대표적 사건으로 꼽아 개혁사정 성격의 철저한 수사를 다짐했다가 전씨의 도피 등으로 미진한 채 끝내버린 카지노 비리 수사를 재개, 이번에야 말로 철저히 진상을 파헤쳐 줄 것을 당부할 뿐이다.

앞으로 검찰이 철저한 수사로 눈덩이처럼 커져 온 카지노 비리를 한점 의혹없이 단죄할 때 전씨의 귀국을 둘러싼 뒷말도 저절로 없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씨의 자진 귀국은 검찰수사의 완결은 물론 개혁차원에서도 무척 다행스런 일이라 하겠다.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사회적 공론으로 근절 필요성이 제기된 카지노 비리란게 무엇인가. 슬롯머신 비리와 함께 엄청난 탈세와 정·관계 비호세력과의 검은 돈 유착혐의 등으로 공분을 샀던 사건이다.

검찰은 93년 당시 전씨가 도피하면서 그의 수하에 있던 김성진씨 등을 구속 기소하는데 그쳤고 결코 정·관 유착관계를 밝혀내지는 못했었다. 국세청은 당시 워커힐 등 카지노 3곳에서 수입누락·해외도피에 따른 탈세추징금으로 4백59억원을 부과한 바도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당국의 수사 및 처리결과에 대해 미진하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카지노에 비하면 구멍가게 수준이라는 슬롯머신 비리사건 비호혐의로 6공실세였던 박철언 의원을 비롯, 안기부와 검찰·경찰 간부 등이 여러명 구속 기소되어 실형을 선고받았던데 비해 카지노 비리 비호혐의자들에 대한 단죄란 결코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뒷처리가 개혁사정의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것임은 누구도 부인치 못한다.

지금도 궁금한건 그의 귀국에 때맞추어 월드컵 개최를 위한 아프리카 지역의 지지를 얻는데 도피중인 그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설마저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해괴한 설이야말로 귀국 사전조율설과 당국의 느슨한 단죄의지 의혹을 엉뚱하게 부채질할 수도 있다. 그리고 슬롯머신 등 비리 관련자들에 대한 특별사면이 그의 귀국과 겹친 것도 개운찮다는 소리를 듣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래저래 검찰의 봐주기 없는 철저수사가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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