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타계한 풍곡 성재휴 화백은 자유분방하고 웅장한 필세로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일궈낸 한국화단의 거목이었다. 「돛단배」를 비롯한 대부분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화의 상식을 벗어난 나무와 산, 굵고 무딘 검은 선이나 점등의 파묵, 적·청·황 삼원색의 대담한 사용, 거친 듯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붓질은 풍곡만의 독특한 화풍이었다.1915년 경남 창녕의 시골에서 태어난 그가 대구로 나온 것은 18세때. 개화의 물결을 찾아 무작정 고향을 떠났다. 그는 골동서화가게에서 심부름을 하는 동안 스스로 그림에 대한 자질을 발견, 의재 허백련을 찾아가 본격적인 그림수업을 했다. 그러나 스승의 가르침을 맹목적으로 좇기보다 「자기 그림」을 고집할 정도로 개성이 강했다. 그는 해방후 국내보다 외국에서 먼저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57년작 「강촌」을 비롯한 그의 작품은 60년대 외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도여사대(세종대의 전신)에서 후진양성에도 힘을 쏟았던 그는 78년 중앙문화대상 예술부문상을 받았고 82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장을 역임했다.<최진환 기자>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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