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제실상 솔직히 알리고/국민·기업·정부 모두 고통 감내를”/「부양」보다 「안정」 유지 의미인듯김영삼 대통령이 29일 하오 청와대에서 한승수 경제부총리로부터 경제상황을 보고받고는 『각 경제부처는 우리의 경제실상과 경제적 어려움을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솔직하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아울러 『내달 3일 경제종합대책을 발표할때 경제실상을 국민에게 솔직히 알린뒤 이해와 협조를 구할 것』을 당부했다고 이석채 경제수석이 30일 김광일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회의 석상에서 공개했다.
이는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우회」보다는 김대통령 특유의 정면돌파식 방법으로 헤쳐나가겠다는 의사표시로 받아들일 수 있다. 섣부른 경기부양책보다는 안정위주의 기존 정책을 밀고 가겠다는 뜻이다. 최근들어 경제당국에서 잇달아 「우울한 경제지표」를 발표,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경제가 그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은 국민과 기업 정부가 모두 고통을 감내하면서 이겨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국민과 기업의 협조가 절대적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김대통령의 경제참모인 이수석은 지난 8일 취임한 이래 기회있을 때마다 「고통 감내」를 말해왔다. 93년 현정부가 출범했을 당시 어려웠던 경제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신경제정책을 발표하면서 제시했던 「고통분담」의 구호와도 다소 느낌이 다르다. 그때보다 지금의 경제현실이 더욱 나쁘고 따라서 그 처방도 쉽게 찾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반영하는 것같다.
이수석은 평소 수석회의석상에서 『물가안정 무역수지방어 경기부양등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쫓아갈 수는 없다』고 전제, 『물가와 무역수지에 신경쓰다보면 경기가 안좋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릴 것』이라고 말해왔다.
이수석은 그러나 『이에 따른 고통은 반드시 이겨내야만 하고 기업은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특히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다른 수석들의 협조를 당부했다는 것이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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