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시절부터 폭넓은 교유 “흡인력” 정평/서울고서울 법대 동문 중심 풍성한 인맥대권문제에 관한 한 이수성 국무총리는 대단히 「묘한」 존재다. 이총리는 공·사석을 불문하고 대권에 뜻이 없음을 여러차례 언명해 왔다. 그럼에도 그는 여권의 유력한 차기대권 주자중 한명으로 변함없이 거론된다. 왜일까.
그 답의 실마리는 「인물 이수성」에서 찾는게 타당할 듯 하다. 이총리는 서울대 교수 시절부터 교유범위가 무차별적이라 할만큼 폭넓었다. 조직이나 제도 등이 맺어주는 공식적 관계는 물론 접촉 범위내에 들어오는 거의 모든 만남을 인연화했다. 『개인적으로 한두번만 접촉하고 나면 그의 사람이 되지 않고는 못배긴다』는 말은 과장기가 좀 섞였겠지만 크게 틀리지 않다. 그래서 정치권 언저리의 어떤 호사가는 그의 친화력이나 흡인력에 관해 이런 말을 했다. 『「나, 이총리와 무지무지 친해」라고 말하는 사람이 추려도 5만명은 된다』
지난해 12월 총리에 취임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를 두고 『제 갈 길을 간다』고 촌평했다. 드디어 그가 대권가도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뜻이었다. 「총리 이수성」에 쏟아진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민감했던 것은 그의 풍부한 대중정치인적 소양에만 그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이수성 불러오기」에 들인 김영삼 대통령의 공이 각별했음이 상당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총리발탁 이후 그에 대한 김대통령의 애정과 신임이 남달랐음도 발탁과정의 삼고초려만큼 정치권에는 회자의 대상이 됐다.
대권과 연관지어 이총리의 조직을 논하는 것은 형식상 적당치 않다. 그 자신 여전히 대권무욕을 말하고 있을 뿐더러 공식적으로 그는 정치권 인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지인을 중심으로 인맥을 살펴보는 것은 대권도전과의 상관여부를 떠나 유의미하고 흥미로운 일이다.
이총리의 인맥은 대단히 풍성하고 다채롭다. 인맥의 핵은 역시 서울고(8회)와 서울법대(14회) 동기 및 선후배다. 법대 입학동기인 안우만 법무장관 정해창 전 청와대비서실장 최상엽 전 법제처장 강신옥 변호사 등과는 지금도 비서를 통하지 않고 전화를 하는, 「너냐 나냐」하는 사이다. 같은 법대 입학동기인 윤세영 서울방송회장 허남훈 자민련정책위의장 송언종 광주시장 이상하 한국프레스센터 이사장 김의재 서울시부시장 홍인기 증권거래소이사장 송영수 한진중공업사장 윤영철 전 대법관 정상학 전 대구지법원장과도 가깝다.
김용준 헌법재판소장 이시윤 감사원장 김기석 법제처장도 빼놓을 수 없는 서울고―서울법대 인맥이다. 학계에는 최상룡(고려대) 김영작(국민대) 배성동(명지대) 신용하 김유성(이상 서울대) 이상우(서강대) 교수가 있다. 같은 해에 경기고를 졸업(52회)한 김우중 대우그룹회장 이종찬 유재건 의원(국민회의)과도 막역하다. 정치권 인사중에는 이홍구 신한국당대표와 가장 절친하다. 외사촌형 친구이기도 한 이대표를 지금도 사석에서는 형이라고 부른다. 그가 후원회장을 맡았던 손학규(신한국당) 한화갑 이석현 의원(국민회의)과 박범진 강용식 의원(신한국당) 김원기 전 의원(민주당)도 가까운 정치권 지인들이다. 동생친구인 송태호 총리비서실장은 공식·비공식적으로 최측근에서 그를 보좌한다.<홍희곤 기자>홍희곤>
◎슬로건 탐구/희생할 줄 아는 지도자/“대통령,국정 책임 함께 결단·포용력 필수” 지론
이총리의 정치 슬로건 역시 조직과 마찬가지로 논의의 대상이 되기에는 그다지 적합지 않다. 다만 대권도전 가능성과 관련해 질문이 쏟아질 경우 간헐적이나마 언급해온 대통령 자질론과,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견지해온 내각수뇌론에서 그의 정치철학이랄까 통치론의 편린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이총리는 언론인 초청 토론회 등에서 『대통령은 자기 책임하에 민족과 국가를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무서운 결단력과 투쟁의지, 큰 포용력을 겸비해야 한다』『자신을 진짜로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지도자다』고 말했다.
그의 내각수뇌론 역시 여기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본인도 은근히 흡족해 하는 「소신총리」라는 타이틀은 그러나 그의 면모를 한꺼번에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이총리는 총리직 수락직후 측근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총리직을 수락한다는 것은 대통령의 아랫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해 바른 말을 하겠지만 끝내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와 가장 가까운 한 인사는 『이총리가 대권을 잡게된다면 대단히 강력한 지도자가 될 것이지만, 본인이 설정한 동선의 범위를 철저히 지켜나가는 합리성이 그 바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약력
▲연령:57세
▲출생지:경북 칠곡
▲학력:서울고, 서울 법대
▲주요경력:서울 법대 교수·학생처장·직선법대학장·직선총장, 한국형사정책학회회장, 서울대병원 이사장, 국무총리
▲특장:광범위한 인맥, 대중정치인으로서의 풍부한 소양, 과거 정권에 참여하지 않은 깨끗한 이미지
▲취약점:취약한 당내 기반, 대권주자로서의 낮은 지명도, 실물정치 경험의 전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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