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 소재·실험성으로 세계 누비는 “문화게릴라”/활동분야 다양… 외지 호평·초대 쇄도설치미술가 최정화씨(35·시각개발연구소 「가슴」 대표)는 화단에서 「문화 게릴라」로 불린다. 작가로서의 활동 외에도 실내장식, 영화·연극 등 무대미술, 전시·이벤트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충격적인 미감과 구성으로 미술의 통념을 여지없이 깨버리기 때문이다. 키치(Kitch·저급미술품)와 플라스틱, 폐품 등을 활용한 그의 작품은 파격적인 분위기와 실험성으로 기성세대보다는 신세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큰 호평을 받고 있다.
93년 미 뉴욕 퀸스미술관의 「태평양을 건너서전」이후 미국과 일본에서 열리는 한국관련 기획전의 단골초대작가가 된 그는 세계 유수의 미술잡지 등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의 미술월간지 「플래시 아트」영문판(95년 2월호)은 『황금빛 플라스틱 트로피나 플라스틱 돼지머리를 늘어놓은 작품들은 진짜―가짜, 고상―천박의 의미와 본질을 뒤집어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하이테크시대의 풍부한 감성을 느끼게 해준다』고 평했다. 일본의 인테리어잡지 「윈드」(95년 3월), 「니케이디자인」(96년 3월)등에 소개되면서 일본에서도 실내장식과 환경조형물 제작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87년 중앙미술대전에서 크레용과 페인트로 그린 「체」로 대상을 받은 직후 「외도」에 나선 그는 『화려한 영상매체의 시대에 선과 면이 지배하는 평면작품으로는 눈길을 끌 수 없다』며 『일회성으로 끝나는 설치작품을 건축개념으로 발전시킨 것이 참신한 충격을 주었던 것같다』고 말했다. 10월부터 내년말까지 호주의 아시아·퍼시픽트리엔날레, 뉴욕의 아시아현대미술전, 쿠바의 아바나비엔날레, 파리의 OZ갤러리초대 개인전등에 초대받아 세계화단의 중심으로 향하는 그에게 국내 미술계는 또 한번의 「뿌듯한 충격」을 기대한다.
그의 「외도」는 단순히 경제적 안정의 확보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창작을 위한 자극의 계기로 더 크게 작용한다. 그는 90년이후 서울 압구정동과 홍익대 주변의 카페와 레스토랑의 실내장식을 하면서 설치작업과 실내장식을 접목하는 시도를 해 호평을 받았다. 철근, 콘크리트벽 등이 그대로 노출된 상태로 실내를 꾸민 카페 「올로올로」와 「오존」, 고급의류매장 에스콰이어 소르젠테와 보티첼리, 마샬미용실 등의 실내장식이 그의 작품이다. 그는 또 박철수감독의 영화 「301, 302」에서 아트디렉터로 무대설치와 소품을 담당했고 문예지 「문학정신」편집디자인, 록그룹 「삐삐밴드」2집앨범 발간행사기획에까지 참여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비어 있는 단독주택을 빌려 일회용갤러리로 만들고 영화―퍼포먼스―사진―디자인을 함께 선보인 「뼈전」을 기획했는가 하면 다양한 형태의 풍선에 유압장치를 장착한 작품을 통해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소비문화행태를 고발하기도 했다.<최진환 기자>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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