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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학번 공부벌레된 이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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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학번 공부벌레된 이유있다

입력
1996.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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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제」 부활로 학점 좋아야 원하는 전공 선택/새내기 낭만·방학도 잊은채 도서관서 “씨름”학부제 부활 학번 「96학번」은 공부벌레.

학부제가 실시됨에 따라 캠퍼스 새내기들이 학점관리에 땀을 흘리고 있다. 「제2의 입시」나 다름없는 전공 지원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전공을 결정하게 되는 것은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 사이. 대부분의 대학이 인기학과 지원학생 수가 학과 정원을 초과할 경우 학점을 전공 결정의 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1학년생들이 캠퍼스의 자유를 만끽하는 「프레시맨」의 낭만을 유보한 채 시험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든 학생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새내기들이 미리 희망학과 과목을 수강하고, 예·복습을 철저히 하는 등 중·고교 못지않게 성적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여름방학 중에도 도서관을 지키는 1학년생이 많아 「공부벌레=졸업반」의 묵은 공식을 무색케했다. 희망학과를 아직 정하지 않은 학생들도 적성에 맞는 학과를 찾아내기 위해 강의에 참여하는 자세가 눈에 띄게 진지해졌다.

연세대 경영학과 정승화 교수는 『학부제가 부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학과 정보 선택이 서투르기는 하지만, 96학번의 경우 학문을 접해본 뒤 전공을 선택한다는 점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행정학과 전공을 희망하는 이화여대 김세희양(19·사회과학학부 1년)은 『1학기에 전공탐색과목으로 행정학과 관련 3과목을 수강했다』면서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는 데 학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96학번」들의 학구열에 대해 대학선배들은 중·고교 때와 다름없는 편협된 사고와 과잉경쟁심을 조장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연세대 종교동아리에서 활동중인 이모씨(23·행정학과 4)는 『이번 1학년들은 학점관리는 철저하게 하지만 동아리 같은 공동체적 활동을 소홀히하는 등 개인주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학문적인 연마 뿐 아니라 자유로운 분위기와 폭넓은 인간관계 속에서 사고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이 아쉽다』고 말했다.<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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