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파트,총파업카드 일단 성공/네탄야후 강경책에 맞불… 팔 내부 불만도 무마/이,정착촌 확대 안보차원 추진에 협상 낙관 못해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대통령)이 벤야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정부의 강경 정책에 총파업 카드로 맞대응, 일단 도박에 성공했다. 양측은 29일 네탄야후 정부 출범 이후 최초로 고위급 회담을 갖고 내주부터 중동평화협정 이행을 위한 정치 협상을 전면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아라파트 대통령은 앞서 28일 이스라엘의 유대정착촌 확대와 동예루살렘내 팔레스타인 청년회관 폐쇄조치를 「전쟁 선포」로 규정하고 팔레스타인인에게 총파업을 비롯한 대이스라엘 저항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측은 팔레스타인의 이같은 항쟁이 그동안의 중동평화 결실과 물길을 한꺼번에 되돌릴 수 도 있다는 점에서 정치협상 재개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아라파트가 강수를 두게 된 배경은 네탄야후 총리가 5월 집권이후 계속 보여 온 대팔레스타인 강경자세 탓이다. 어느정도 예견되기는 했지만 네탄야후는 그동안 자치협정에서 약속된 3단계 회담과 헤브론 철군의 연기, 골란고원과 예루살렘주변의 정착촌 확대, 동예루살렘내 사무실 폐쇄조치 등 강경책으로 일관해 왔다. 특히 취임 3개월이 넘도록 아라파트와의 회담을 외면, 아라파트의 인내를 시험해 왔다.
따라서 아라파트의 총파업 카드는 『이스라엘에 굴욕적 자세로 일관한다』는 내부 불만을 추스르는 한편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향후 협상입지를 확보하려는 데 목적이 있었으며 결국 이스라엘로부터 정치협상 재개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정치협상 테이블에 다시 나선다해도 사태의 낙관적 해결은 속단키 힘들다. 특히 이번 사태의 단초인 정착촌 확대방침과 관련, 네탄야후 정부의 향후 중동평화 협상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어 주목된다. 이스라엘의 초강경파인 아리엘 샤론이 기간산업부 장관에 임명된 후 구체화한 정착촌 확대 계획에 따르면 「대예루살렘」 등 완충지를 충분히 확보해 안보를 공고히 다진 뒤 협상에 나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이 정책은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과의 「분리」를 역대 이스라엘 정권이 추진해 왔으나 92년 이츠하크 라빈 당시 총리정부가 평화협상에 따라 동결한 바 있다. 즉 키라트 세페르, 베하니나 등 예루살렘을 둘러싼 팔레스타인토지의 수용을 지속하는 등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가르는 녹색선(48년 독립당시 국경선)을 따라 정착촌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분쟁지인 점령지내 정착촌은 통상 고지위에 요새처럼 구축돼 자연적 경계가 없는 이 지역에서 안보적 목적을 뚜렷하게 지니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입장을 고려할 때 내주부터 재개될 정치협상도 결코 순항을 장담할 수 없으며 네탄야후와 아라파트의 「머리 싸움」은 향후 더욱 첨예화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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