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식도암 사망 이호선 전 이대 교수병마와 싸우다 숨진 의학박사가 후학들의 해부학 연구를 위해 자신의 시신을 기꺼이 기증했다.
전 이화여대 의대 비뇨기과 교수 이호선 박사(향년 54세)가 식도암으로 숨진 것은 28일. 숨지기 일주일 전 이박사는 시신을 부검하고 후학들의 해부학 교재로 사용하도록 부검승인서와 시신기증서를 작성, 연세대 의과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절친한 대학 동문 김세종박사(미생물학교실)에게 건네주었다. 『시신을 암치료와 해부학 연구 교재로 써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의사가 자신의 시신을 연구용으로 기증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세브란스 병원측은 밝혔다.
이박사는 인술을 행하면서 해부할 시신이 없어 의학 연구와 치료 발전에 어려움이 많은 것을 늘 안타까워 했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이박사는 지난해 5월 식도암 판정을 받은 뒤 『시신을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번 가족에게 밝혔다. 1년6개월 동안 이박사의 투병을 지켜 본 부인 이은산씨(48·교사)와 1남1녀도 이박사의 완강한 뜻을 꺾을 수 없었다. 부인 이씨는 『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남편의 뜻을 받아들였다』면서 『신촌 세브란스 병원측에서 가족을 위해 납골당을 마련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박사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비뇨기과 전문의로 이화여대에서 교편을 잡았고 84년에 개업했다.<김경화 기자>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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