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난은 가까운 장래에 해소될 전망이 별로 없다. 경기순환구조상 내년 상반기까지 수요부족현상이 지속될 전망인데다 세계시장에서 우리의 주력 수출품 가격이 쉽게 올라갈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다. 다만 고비용―저효율체제가 개선될 수 있다면 희망을 걸어볼 수 있겠지만, 이 부분은 정책당국자들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얼마나 진지한 자세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느냐에 달려 있다.7월초에도 정부는 고심끝에 좋은 정책을 내놓았지만 경제상황이 더욱 나빠지자 자신감을 잃고 있는데, 정계와 사회 일부에서는 보다 강력한 단기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걱정은 많이 하면서도 자기 몫을 실천하는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실천에는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년에는 대통령선거가 있어 여러면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데다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에 따른 자본자유화, 남북한 관계의 새로운 전개, 국제원자재가격 상승과 급격한 환율변동, 자금시장의 취약성, 그리고 사회간접자본투자의 확대 등 경제정책 당국자들에게는 경제운영을 안정적으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또 재정수지악화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고, 기업들의 자신감은 한결 떨어질 것이다. 그만큼 경제성장의 질이 낮아질 위험이 한결 높아졌다. 지금부터 정책목표를 제대로 잡고 꾸준히 밀고나가야 내년에나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거시경제정책목표는 물가안정에 둠과 동시에 구조적 정책목표는 소득분배나 과거청산보다는 생산성향상과 사회적 효율성제고, 성장잠재력의 제고를 위해 기업의욕을 북돋워주고, 수출구조와 산업조직의 다변화에 힘써야 한다.
이같은 정책목표는 과거에도 정부로부터 수없이 제시되었던 것이지만 문제의 핵심은 「실천력」이다. 노동시장 개혁처럼 실천에 고통이 따르고 인기가 없기 때문에 정치논리에 의해 쉽게 압도당하기도 했고 상호 모순되는 정책수단이 동시에 동원된 경우도 많았다. 정부 스스로 과잉홍보가 잦아서 국민들의 미래지향적 행동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공공투자나 민간설비투자에도 좀 더 심사숙고하는 자세가 부족했다.
두번째로 중요한 해결책은 규제완화에서 찾아야 한다. 행정서비스 및 금융상품가격과 특히 공기업이 영위하는 사업분야에의 시장진입이 자유화하면 대표적 비효율부문에서 변신의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세번째 핵심은 비상시국에 걸맞은 생산성 향상과 허리띠 졸라매기에 공공부문이 앞장서야 한다. 하루빨리 정부가 안고 있는 공기업과 금융기관의 진정한 효율성제고를 위한 구조개혁을 보여주며 금년 예산부터 과감히 절약하면서 조직축소와 함께 대민창구중심의 인력관리 등 공공부문의 생산성제고에 나서야 한다.
네번째 핵심은 한정된 재원을 배분함에 있어서 공공부문보다 민간부문에 우선권을 부여해야 전체적으로 효율성이 올라간다. 예를 들어 내년도 세출예산증가율은 12%이내로 하되 한국은행이 민간여신을 늘려주면 이자율하락과 투자마인드회복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약력
▲45년 경북 경주 출생
▲서울대 상대 서울대 행정대학원졸
▲미국 캔자스주립대 경제학 박사
▲공인회계사 자격 취득
▲행정고시 합격(7회)
▲재무부·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실 서기관
▲현 대우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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