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4년이 빚은 단상들영월의 강변 외딴집에 4년여 기거하며 쓴 산문집. 14편의 글은 강원도의 수려한 자연과 「조주록」 「임제록」 등 불교경전, 서양화가 장욱진의 그림, 자신을 포함한 이 상 백 석 김수영 김춘수의 시와 선시를 글감으로 하고 있다. 장욱진의 「소」 「밤과 노인」, 세잔의 「생트 빅트와르 산」,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깡통」 등 그림과 시인이 직접 찍은 풍경사진 몇 점이 곁들여져 산문의 정신을 명징하게 한다. 5년여 전부터 폐쇄성폐질환이라는 희귀 질병으로 자연에 묻혀야 했던 지은이의 생각은 이제 자연으로 회귀불가능한 존재가 된 인간의 불길한 꿈에 대해 쏠려 있다. 강과 하늘과, 풀과 돌과, 새와 잠자리와 한 동아리가 될 수 없어 「전설처럼」 나만 동그랗게 따로 머물러 있다는 안타까움이 여러 글의 바탕에 깔려 있다. 문학동네간·7,000원<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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