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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 퍼포먼스의 뮤지컬 「고래사냥」(공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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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 퍼포먼스의 뮤지컬 「고래사냥」(공연 리뷰)

입력
1996.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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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한계 절감한 아쉬운 무대기대가 컸던 탓일까. 신화 부활의 꿈은 창작뮤지컬의 한계를 절감하는 것으로 귀결됐다. 환 퍼포먼스는 뮤지컬 「고래사냥」(9월4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을 제작하며 70∼80년대 방황하는 젊은이의 초상을 90년대적 감각으로 되살려 보고자 했다. 특히 한때 금지곡이었던 「고래사냥」의 폭발력 속에서 젊음의 기억을 간직한 세대에게 그 기대는 각별한 것이었다.

그러나 고래를 건져올리기엔 힘이 달렸다. 단순하지만 매력적인 최인호 원작에서의 여정의 모티프를 뮤지컬의 벅찬 감동으로 끌어올리기에 대본은 빈약했고 음악은 안이했다. 한 마디로 정서적 고조의 장치가 결여된 탓이다.

왕초와 병태의 인물 성격이 대사와 노래로 구축되지 못하면서 배우들도 이렇다 할 호연을 보이지 못했다. 김수철의 음악은 서사장르를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송창식의 「고래사냥」, 김수철의 「나도야 간다」 등 이미 잘 알려진 멜로디를 활용한다는 계획은 좋았지만 음악 전체가 극으로 통합되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가사전달의 미흡부터 큰 아쉬움을 남긴다.

조명과 함께 비치는 영상효과, 마지막 부분에서 춘자가 배를 타고 고향으로 떠나는 장면, 객석을 하나로 만든 장터의 품바타령 등이 눈에 띄었는데 이런 연출아이디어들이 보다 치밀한 계산으로 절정을 이루었다면 효과가 컸을 것이다.

작품 내·외적으로 훌륭한 뮤지컬의 거리들을 한 자리에 모은 환 퍼포먼스의 기획력은 눈부셨다. 그렇기에 아쉬움도 컸다. 단순한 모아놓기에서 나아가 좋은 재료들로 완성된 예술작품을 건축하기를 기대해 본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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