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제품 20% 싸게 공급 돌풍일으켜/중급도 다양한 가격대로 국내시장 석권『부뚜막의 소금도 입에 넣어야 짜다』
최근 국내 귀금속업계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삼신다이아몬드 허순범 사장(41)은 낙후한 다이아몬드 유통구조를 혁신, 다이아몬드시장에 새바람을 몰고온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최고급(VVS1급) 다이아몬드만으로 구성된 국내시장에 이보다 20%정도 싼 가격에 최고급품을 공급할뿐 아니라 중급(SI) 등 10여가지 가격대의 다양한 제품을 내놓아 시장을 석권해 가고 있다. 비싼 가격 때문에 다이아몬드는 엄두도 못내던 잠재적 소비자에게도 다이아몬드를 소유하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허사장은 운명적으로 찾아온 세번의 기회를 모두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79년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 허사장이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귀금속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80년. 대기업의 전도유망한 신입사원이던 그가 퇴근길에 우연히 다이아몬드 세공회사인 「코리아 다이아몬드」의 구인광고를 보고 월급 적고 일 많은 중소기업으로 과감히 자리를 옮겼다.
두번째 기회는 올림픽이 열리던 88년 찾아온다. 「코리아 다이아몬드」에서 업무수행능력을 인정받아 30대중반의 나이에 부장으로 승진했지만 『이제는 독립하자』는 선배의 제의를 선뜻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두번째 선택은 만만치 않았다. 독립한지 3개월만에 『너무 힘들다』며 선배가 8평 사무실만을 남겨둔채 손을 들어 버렸다. 6개월만 참으면 백화점에 진출, 기반을 잡을 줄 알았지만 1년이 넘도록 성과가 없었다.
89년 천신만고끝에 롯데백화점 면세점과 동화면세점에 귀금속 코너를 내게 된 허사장은 이 세번째 기회를 성공으로 연결시켰다.
올림픽 이후 관계가 가까워진 소련에서 호박을 수입, 「소련호박전」을 입점기념으로 개최했다. 당시 국내시장을 주름잡던 중국호박이 60만원인데 비해 소련호박은 색깔이 아름다우면서도 3분의 1에 불과한 18만원이었다. 89년 한해동안 4번의 전시회를 열어 매회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삼신의 신화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다이아몬드 시장에 진출한뒤 허사장은 너무 싼 가격탓에 기존의 다이아몬드 취급상들과 마찰을 빚어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부터 엄격한 조사를 받는등 적지않게 난관에 부딪치기도 했다.
현재 전국에 7개 매장을 갖추고 올해 2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는 허사장은 요즘도 하루 한차례씩 강남구 논현동매장에 나가 영롱한 다이아몬드를 앞에 두고 고객과 상담을 벌이는 것을 가장 큰 낙으로 여긴다. 그는 『내년 다이아몬드시장개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밀수품위주의 낙후한 다이아몬드유통구조는 하루 속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