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가운 눈 매캐한 목 오존이 주범/부유분진 인한 천식환자 매년 증가/질소산화물 기관지염·폐렴 등 유발사람은 쉬고 있는 상태에서 1분에 12번씩 0.5ℓ의 공기(하루 1만ℓ)를 들이마시면서 살아간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우에는 이보다 4∼5배 많은 공기를 들이마신다. 인간의 폐는 외부환경과 통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가 된다. 이에 따라 오염된 공기로 인한 영향은 그만큼 심각하다.
대기중의 부유분진은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폐기능저하, 약제사용의 증가, 아동들의 학교결석과 입원의 증가, 전체적인 사망률 증가와 연관돼 있다. 특히 서울지역의 하루중 부유분진 최고농도는 당일 병원에 입원하는 천식환자수와 밀접한 관련을 보인다. 천식환자는 지난 수년간 절대숫자는 물론 다른 질환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최근 서울지역에서 잇따라 발효된 오존경보로 인한 위해도 심각하다. 오존은 자동차 배기가스 등으로 오염된 대기가 햇빛을 받아 변화한 광화학적 산화물로서 다른 대기오염물질처럼 신체조직과 잘 반응한다. 오존은 점막세포, 특히 눈과 인후부의 점막에 녹아 들어가 세포막을 산화시켜 자극증세와 염증을 초래한다. 대도시 길거리에서 흔히 경험하는 눈이 따갑거나 목이 매캐한 증세의 주범인 것이다.
현재 국내의 오존농도 환경기준은 시간당 0.1PPM. 오존농도가 0.08PPM이면 폐기능이 저하하며, 0.12PPM에선 호흡기질환으로 입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오존농도가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천식이 발생하며 국내에서처럼 아황산가스 농도가 높을 때는 복합적인 상승작용을 보이기도 한다.
광화학적 산화물질의 하나인 질소산화물의 대기중 농도도 자동차 운행의 증가 등으로 인해 지역에 따라 증가양상을 보이고 있다. 질소산화물은 난방이나 취사용 가스난로 등과 같이 고열에 의해 공기중 질소가 산화해 발생하므로 실내공기의 주오염원이기도 하다. 질소산화물은 어린이들의 기관지염 폐렴 등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며 천식발작을 증가시킨다.
현재 여천석유화학단지의 환경오염이 문제가 되고 있다. 화학공장 주변의 대기오염물질인 벤젠 클로로포름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질은 호흡기증상 두통 점막자극 피부병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국내에서 대기오염에 따라 폐암이 증가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국내 암사망률을 보면 폐암이 84년이후 짧은 기간에 2배이상 지속적으로 증가, 위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폐암의 증가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기에 포함된 다핵 방향족 화합물(석유 석탄 등이 연소할 때 배출되는 불연소물질), 특히 디젤엔진에서 나오는 매연과 자동차 브레이크장치에 포함된 석면, 중화학공장 철강공장 등의 매연에 섞여 있는 니켈 비소 등 중금속 등이 폐암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산업의학>백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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