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매출중 34% 7년내 최고/자금부족·고금리 주요원인으로물건을 만들어 놓고도 팔리지 않은 재고가 지난해보다 20%이상 늘어난 것으로 28일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매출액중 재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89년이후 가장 높은 34%였다. 6%대 성장률로 국내경제가 내리막길로 접어든 가운데 제조업체, 특히 중소업체들이 재고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대우경제연구소가 1,368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96상반기 재고자산」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들의 재고는 6월말기준 24조2,307억8,000만원어치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0.2%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같은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증가율 13.7%보다 7%포인트가량 높은 것이다.
이에따라 재고자산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재고자산부담률)은 93년이후 가장 높은 28.3%에 달했다. 팔지 않은 재고까지 매출로 잡고있는 매출실적 집계방식으로 미루어 기업들의 경영내용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더욱 나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의 재고부담이 더욱 커 중소기업의 재고는 전체 매출액중 34%에 달하고 있다. 이는 경기가본격 하강국면으로 반전되던 89년 35%이후 7년만에 가장 높다. 중소기업의 올 상반기 매출증가율은 9.6%에 불과해 재고를 매출에 포함하지 않는다면 중소기업들의 올 상반기중 매출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30대그룹중에는 삼성그룹이 4,473억3,100만원어치의 재고를 안아 가장 많았고 대우그룹의 올 상반기중 재고도 4,151억1,000만원어치에 달했다. 재고가 전년동기비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한보그룹으로 증가율은 80.1%에 달했으며 한솔(50.4%) 고합(47.2%) 한라(46.7%) 삼성(42.2%) 한일(31.7%)그룹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그룹의 재고는 매출액대비 7.5%에 불과해 30대 그룹중 가장 낮은 재고자산부담률을 기록했다.
대우경제연구소 박춘호 연구위원은 『경기침체와 함께 재고가 쌓여 기업들은 운전자금조차 제대로 조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재고증가에 따른 자금부족이 최근 고금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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