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TMTA 주도권 다툼 2차 파업 앞두고 적전분열전통적으로 막강한 힘을 과시해온 아르헨티나 노조들이 적전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2차 파업을 앞두고 알력관계의 노조원들이 20일 서로 총격전을 벌이는 바람에 이보다 12일전 거둔 총파업의 여세를 살리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을 위기를 맞은 것이다.
서로 알력관계에 있는 노조는 노총(CGT)과 아르헨티나 노동자운동(MTA). 이 두 노조의 대립관계는 멀게는 94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후안 마누엘 팔라시오스 버스노조위원장과 우고 모자노 트럭노조위원장이 CGT를 탈퇴하고 MTA를 결성했다. CGT가 친정부적 성향을 보인다는 게 탈퇴의 이유였다.
이후 양측의 힘겨루기는 도를 더해 갔다. CGT는 국내 대부분 노조를 산하에 두고있는 반면 MTA는 총파업의 성패여부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특성때문에 양측은 완전한 노동운동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상대방이 정부와 밀약을 맺고 있다며 서로 비방해 왔다.
이런 알력관계가 20일 총격전으로 발전했다. 양측은 8일 성공적으로 끝낸 파업의 여세를 몰아 다음달의 36시간 총파업을 논의하기 위해 에세이사 국제공항 근처의 상업노조 소유 클럽에서 회동했다. 총격전은 CGT 행동대원들이 MTA 행동대원들의 회의장 출입을 막으면서 일어났다. 다행히 사망자 없이 부상자만 7명 나왔다.
이런 일이 있고난 뒤 두 노조단체의 위신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국민의 눈길도 곱지 않게 변했다. 이외에도 양측은 다음달 파업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특히 CGT는 다음달의 총파업을 축소는 하되 강행키로 했다가 다시 결행을 유보하는 등 무소신 행동으로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사태를 내심 반기고 있다. 정부는 지난번 파업으로 큰 타격을 받은데다 다음달 파업이 성공할 경우 더 난처한 입장에 빠질 상황이었다. 그런데 노조끼리 분열을 일으키는 바람에 다음달 총파업의 결행여부가 불투명해져 호박이 덩굴채 굴러 들어온 셈이다. 더욱이 정부는 지난번 파업 당시 시위를 과잉진압했다고 야당의 집중공격을 받았기에 파업무산은 더욱 즐거울 수 밖에 없다.
한편 총격전으로 신망을 잃은 노조는 당초의 강경입장에서 후퇴해 정부측과 파업에 관해 논의하는 등 풀이 죽어 있다. 아르헨티나 노조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을 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하겠다.<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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