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장판사 「전·노 사건」 맡아 영전기회도 놓쳐/검찰 박준병씨 무죄 “불만” 비자금사건 “만족”12·12 및 5·18사건과 비자금사건의 1심선고가 이뤄졌지만 검찰과 변호인단은 27일 선고결과에 불만을 표시하며 본격적인 항소심 준비에 착수했다.
○…12·12및 5·18사건과 전·노씨 비자금사건 전담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합의 30부가 27일 법원인사로 사건 선고 하루만에 완전 「해체」돼 화제. 주심판사인 김용섭 판사(40·사시 26회)는 서울동부지원으로, 좌배석 황상현 판사(32·사시 31회)는 춘천지법 영월지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배심판사로는 전국 최고참인 김판사는 서울본원 근무연한 2년이 넘어 3월 인사대상이었으나 이번 사건을 전담키 위해 인사가 뒤로 미뤄졌다. 황판사는 최근 판사 1명이 변호사를 개업, 재판이 이뤄지지 못하는 영월지원으로 급히 발령이 났다.
김영일 부장판사(56·사시 5회)는 3월인사때 법관서열상 재경지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차례였다. 서울지법 형사수석부장자리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재경지역 지원장으로 영전하는 것이 관례.
그러나 김부장판사는 전·노사건을 맡게되면서 고시동기생인 서울고법 부장판사 2명에게 자리를 양보해야했다.
당초 예정됐던 선고일이 19일에서 26일로 연기됐을 때 법원주변에서는 재판부가 9월 인사를 염두에 두고 기일을 잡았다는 뒷얘기가 무성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27일 단행된 법관인사는 지원장이동이 없는 고법부장급 이하 전보인사여서 김부장판사는 자리를 떠날 수 없게됐다.
○…검찰은 이날 상오 서울지검 수사팀 긴급회의를 열고 항소심 대책을 숙의했다. 서울지검 수사팀은 전날의 무죄선고 등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 특히 수사팀은 선고직후 『판결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가 수뇌부와 조율을 가진 뒤에는 무죄판결과 선고형량에 불만을 표시하는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상희 부장검사는 이날 『전체적으로 선고형량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전씨를 제외한 나머지 15명의 피고인 전원이 항소대상이지만 피고인들의 항소여부등을 검토한 뒤 항소기준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김부장검사는 특히 박준병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과 관련, 『육본측이 20사단을 전혀 활용할 수 없었고, 서울 진입길목을 지켜 전방부대의 출동을 막는 등 박피고인이 육본측에 이중손해를 입혔는데도 무죄판결을 내린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12·12 및 5·18사건 수사팀에 비해 비자금수사팀은 예상외로 엄격했던 법원의 판결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전씨 비자금사건 주임검사인 김성호 부장검사는 『검찰의 공소사실과 법률구성을 1백% 받아들여 만족스럽다』며 『법원이 일부 재벌총수들에게 실형선고까지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판장인 김영일 부장판사와 검찰의 김상희 부장검사는 모두 독실한 가톨릭신자로 선고공판 전날인 25일 하오에도 각각 미사에 참석해 마음을 정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자정을 넘어서까지 막바지 판결문 정리작업을 했던 김부장판사는 『미사참석할 여유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무리 바빠도 성당에 못가면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고 웃어넘겼다.
한편 김부장검사는 28일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AMP)을 수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 김부장검사는 수사를 지휘하면서도 틈을 내 주 2일의 강의를 거의 거르지 않아 무사히 6개월 코스를 마쳤다는 것.<이태희 기자>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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