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목적 살인혐의 무죄는 납득하기 어려워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 등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있은 26일 각계 인사와 시민, 시민단체들은 『이번 재판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계기가 됐다』며 환영했으나 『재판부가 내란목적 살인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재현씨(47·경실련 사무총장)=재판부가 12·12와 5·18을 군사반란과 내란으로 명확히 규정한 것을 환영한다. 이로써 사건관련자에 대한 개인적 단죄의 차원을 넘어 반역사적 사건에 대한 역사적 응징의 의미를 살렸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재판부가 5·18을 내란으로 규정짓고도 전두환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에 대해 이 부분을 무죄로 선고한 것은 이번 재판의 의미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범죄사실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검찰이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승화씨(71·전 육참총장)=집에서 TV로 공판을 지켜봤다. 모두 군에서 같이 고생을 했다면 했고 서로 정을 통했다면 통한 사이였는데 한때 잘못으로 죄를 짓고 법정에서 형을 선고받게 됐으니 착잡할 뿐이다. 그러나 정은 정이고 죄는 죄이지 않겠느냐. 이번 선고에 대해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 법을 잘모르는 사람으로서 감정이 실린 말을 하고 싶지 않다.
▲김세균 교수(서울대 정치학)=두 전직대통령의 구속이 과거 어두운 역사에 대한 단죄의 시작이라면 이번 선고는 하나의 단락을 완성짓는 것으로 의미를 평가하고 싶다. 이번 선고는 사태의 책임자에게 합당한 법적 심판을 내린 것으로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진정으로 반성하거나 죄값을 치르기도 전에 사면이 거론되는 현실에서 과거 군부세력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하나의 절차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김기식씨(32·참여민주사회 시민연대 정책실장)=미흡하나마 무력으로 헌법을 유린한 세력에 대한 응당한 사법적 심판이고 성공한 쿠데타도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겼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재판부가 내란목적 살인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사실상 광주학살행위에 대한 사법적 면죄부를 준 것으로 광주희생자와 유가족들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앞으로 항소심 등에서 검찰이 내란목적 살인죄부분을 입증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김승훈 신부(서울 여의도성당 주임신부)=전두환, 노태우씨 등 관련자에 대한 중형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번 선고결과는 국민정서로 보아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정치적인 해결이 모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관련자들이 회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차후 사면등이 이루어진다면 국민정서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성시천씨(26·서강대 사회학과4)=전두환씨를 제외한 나머지 인사에 대해 죄질에 비해 선고량이 너무 낮아 실망했다. 그들에게 양심이 있다면 진실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죄하는 것이 마지막 회개의 길이다.
▲김금덕씨(37·주부·마포구 노고산동)=전직 대통령이라고 봐주고 법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한풀이가 계속될 것이고 후유증도 크게 남을 것이다. 모두 죄인으로 국민앞에 머리 숙이고 빌어야 할 관련자들이 당당하고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을 볼 때 화가 났다.<최윤필·박희정·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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