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남아인 하급직 채용 늘어/열악 환경외 언어장벽도 “불씨”최근 우리나라 원양어선에서 외국인선원들에 의해 빚어지고 있는 잇단 선상난동은 저임금에 임금체불, 무리한 작업강요, 언어장벽 등 문화 차이에 따른 소외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해운당국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우리나라 원양어선에 고용중인 외국인선원은 모두 7천명에 달하고 있다. 반면 내국인선원은 6천여명으로 국내 임금의 상승과 취업기피로 매년 외국인의 선원비중이 급속하게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이들 외국인선원들은 대부분 중국교포 또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등 동남아인들이고 선상폭동은 주로 이들 동남아출신 선원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출신 선원들은 기본적으로 저임금에 큰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선주협회 조사에 따르면 이들 동남아선원들의 임금수준은 연봉기준으로 1천만원에도 못미쳐 내국인(2천8백23만원)의 3분의 1수준을 약간 웃돌고 있다.
더구나 국내 원양어선사들이 대부분 영세해 경영난으로 부도를 내고 임금을 체불하는 경우도 많아 선상난동의 불씨를 안고 있는 셈이다.
국제적으로 선원임금은 기본급에다 어획량에 따라 성과급을 주는 방식이 채택되고 있다. 어획량이 많으면 그만큼 선원들에게 돌아가는 보수도 많아지는 것이다.
한국인등 상급직 선원들은 이같은 성과급을 내세워 과도한 업무량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 하급직 선원들은 과중한 업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돈을 많이 벌겠다고 원양어선에 승선했지만 평소 똑같이 고생하고도 한국인 선원에 비해 임금이 턱없이 적은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사소한 분쟁이 난동이나 폭력사태로 비화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여기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관련규정을 어기면서까지 과다하게 외국인선원을 승선시키고 있는 원양어선사들의 경영방침도 사고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운당국은 저임을 받으며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는 외국인선원들이 사건 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 외국인 선원규정에서 외국인선원 비율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선상에서 외국인이 다수를 차지하면 그들의 불평불만이 언제 집단행동으로 번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15일 인도네시아선원들이 선상반란을 일으킨 한두수산 소속 원양트롤어선(4척)의 경우 승선원 1백1명가운데 한국인은 13명에 불과한 반면 인도네시아인은 모두 88명으로 한국인의 6배를 넘었다. 또 이번에 문제가 된 페스카마15호에는 한국인 선원은 8명으로 전체 25명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원양선원들의 대부분은 외국인선원이 70%이상에 달해 외국배를 탄 것 같은 착각이 든다고 실토하고 있다.
해양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스트레스가 많고 작업이 힘든 원양어업의 특성에다 나라별 문화적 관습차이까지 겹쳐 근래들어 외국인 선원들에 의한 원양어선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박상준·박정규 기자>박상준·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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