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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기 명인전 이창호와 2승2패 불꽃 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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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기 명인전 이창호와 2승2패 불꽃 접전

입력
1996.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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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훈 스타 탄생 가능할까/올 승률·다승부문 선두·LG배 8강 등 호조 보여/제5국 막판서 흑 쥘 경우 새명인 탄생 점치기도제27기 명인전 도전기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명인위를 5연패한 이창호 9단과 신예강호 최명훈 5단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도전기는 현재 2승2패로 막판까지 가는 팽팽한 접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5단이 도전자로 결정됐을 때 바둑계는 이명인이 워낙 막강해 한 판 정도 이기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94년 10월27일 국기전 도전1국에서 김승준 3단(당시)이 1승을 거둔 이후 2년 가까이 도전기에서 조훈현·유창혁 9단 외에 이창호 9단에게 이긴 국내기사는 없었다.

그러나 최5단은 첫 판에서 완승을 거두었다. 바둑계는 이명인의 실수쯤으로 여겼고 제2국에서는 이명인이 불과 97수만에 불계승했다.제3국에서는 최5단이 또 완승을 거두었다. 원래 흑바둑을 잘 두지만 천하의 이창호에게 10여일 사이에 두 판이나 이긴 것은 큰 사건이었다. 입단 이듬해인 92년 기성전 본선리그에 진입하자마자 천하무적 조훈현 9단을 격침, 바둑계를 놀라게 했던 사건이후 또 한 차례의 쾌거였다. 23일의 제4국에서는 3집반 차이로 분패했지만 제5국까지 간 것만으로도 정상급임을 과시한 셈이다.

75년생인 최5단은 이창호 9단과 동갑내기. 이9단보다 5년 늦게 91년 입단, 통산전적 254승 1무95패로 72%의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들어 42승1무13패로 승률 다승부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기성전에서도 현재 4승으로 선두이며 6월 개막된 제1회 LG배 세계기왕전에서는 중국의 상호(창하오) 7단과 일본의 유키 사토시(결성총) 9단을 차례로 격파, 8강에 올랐다.

최5단은 가정사정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상태이므로 동료기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해 「이창호추격대」의 선봉장이 될 전망이다. 최오준씨(51)와 이효순씨(49) 사이의 1남1녀중 막내인 최5단이 처음 바둑돌을 잡은 것은 5세 때인 80년초. 무역업체를 경영하던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올라 단칸 셋방에 살면서 부모가 모두 막노동으로 어렵게 생계를 이어야 했다. 기력이 아마 4단인 아버지는 가난과 배고픔을 이겨낼 정신력을 길러주려고 바둑을 배우게 했다. 최5단은 경기 의왕시 백운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 김좌기6단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바둑수업을 시작, 중학교 진학도 그만두고 매진해왔다. 이런 집념과 오기가 승률을 높이는 원동력이 됐다.

도전기 제5국의 날짜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중인 이9단이 26일부터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입소하기 때문에 미정인 상태. 한 달이나 실전대국을 하지 않으면 대국감각이 무뎌지기 쉬워 최5단으로서는 유리한 요인이다.

이번 도전기에서는 흑을 쥔 기사가 계속 이겼다. 다시 돌을 가리는 제5국에서 최5단이 흑을 쥘 경우 새로운 명인으로 탄생할 가능성도 높다. 그렇게 되면 71년 서봉수 2단(당시)이 약관 18세로 조남철 8단(당시)을 누르고 명인타이틀을 차지한 데 이어 또 한 차례 스타탄생의 신화가 창조된다.<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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