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이후 공식시찰 패턴 군부대 중심서 변화/“외화·전력 확보 시급” 최고위층에 공감대 형성된듯김정일의 시찰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의 공식활동은 주로 군부대 시찰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 4월 이후 김정일이 공식적으로 관광지와 경제시설을 찾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통일원에 따르면 김정일은 올해 지난달까지 28번 공식석상에 나타났다. 이중 4월18일에는 평북 구장군의 관광 명소인 용문산 용문대굴, 6월5일에는 함북 명천군의 명승지인 칠보산을 각각 시찰, 관광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또 6월10일에는 금강산 발전소, 6월24일에는 평남 녕원군 녕원발전소를 시찰했다.
이같은 관광·경제시설 시찰에는 군 장성보다는 계응태 김기남 등 당의 핵심참모들이 주축이 돼 김정일을 대동, 일반 군관련 행사와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김정일이 공식석상에 등장한 횟수는 31번이었는데 대부분은 군부대 방문이었고 나머지도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 장례식, 금수산기념궁전 참석 등 국가적 행사였다.
통일원의 한 관계자는 『김정일이 이처럼 지방 관광·경제시설을 참관하고 일일이 사업 지침을 내린 것은 드문 일』이라면서 『외화와 전력확보의 시급성에 대한 최고위층의 공감대가 형성돼 김정일이 몸소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5월 조선국제여행사 총대리사무소를 대북(타이베이)에 설치하는가 하면 다음달 평양―마카오(포르투갈령), 평양―마카오―대북 항로를 개설키로 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북한은 통상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다녀간 지역을 대대적으로 선전, 부각시켜왔기 때문에 앞으로 용문산과 칠보산도 주요 관광권으로 집중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칠보산은 북한이 외자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에 인접해 있다. 따라서 북한은 칠보산을 관광지구로 활성화함으로써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 개발에도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 언론들도 최근 들어 칠보산에 위치한 사찰 개심사를 발해시대의 유적지로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김정일의 칠보산 시찰은 6월4일 해군절을 맞아 원산 함대사령부 방문을 계기로 이뤄졌다.
한편 용문대굴 개발은 김일성의 유훈 사업으로 지난해 9월 개발이 완료됐다. 용문대굴은 16만㎡ 넓이에 원굴 2개와 가지굴 30여개로 구성된 석회암 천연동굴이다. 김정일은 계응태 최태복 김기남 김용순 등 당비서들과 함께 용문대굴을 참관하며 『소개 선전을 널리하여 많은 참관인들을 참관시키고 관리와 보존 사업에 언제나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일의 금강산발전소, 녕원발전소 등의 지방 경제시설시찰도 김일성사망 이후 처음 이뤄진 것이다. 김정일은 경제 시설 시찰로 94, 95년 평양시내의 청류다리와 금릉 2동굴을 둘러 봤을 뿐이다.
통일원의 한 관계자는 『김정일이 군 관련 행사 외의 목적으로 평양을 비우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김정일은 앞으로 더 많은 관광지대와 경제시설을 방문해 개발을 독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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