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전원 정상출근 “마지막 정리”/변호인단 모처 회동 1심이후 논의/총수기소 재벌기업들 “선처만 기대”○…12·12 및 5·18사건과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 선고공판을 하루 앞둔 25일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 김영일 부장판사와 김용섭 황상현 판사 등 담당재판부 3명은 정상출근, 판결문과 언론에 배포할 설명문을 다듬는 등 막바지 정리작업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김부장판사는 『사안 자체가 중대하고 국민들의 관심이 지대한 만큼 최선을 다한다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고 말해 선고를 앞두고 재판부의 심적부담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했다. 서울지법 형사국과 재판부 사무과 직원들도 대부분 나와 포토라인과 금속탐지기등을 재점검하는 등 공판 준비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이양우 전상석 한영석 변호사 등 재판부의 공판운영에 불만을 품고 사퇴한 전·노씨측 변호인단은 이날 시내 모처에서 따로 만나 1심재판이후 대책등을 논의했다. 한 관계자는 『검찰이 5·18사건에 내란목적 살인혐의를 적용했지만 재판부가 유죄를 내리기는 힘들 것』이라며 일부 피고인들의 무죄판결 가능성을 기대했다. 변호인단은 그동안 항소심에 대비해 증거수집과 자료를 검토, 준비를 끝낸 상태로 1심선고가 끝나는 대로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노씨는 선고를 앞두고 독서로 소일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고 있다고 법무부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토요일에 가족들이 면회를 다녀갔다』며 『전·노씨가 식사도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하고 있으며 별다른 동요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법원정문 앞에서는 비가 간간히 내리는 가운데 방청권 확보경쟁이 치열했다. 줄을 선 심부름센터직원들은 상·하오 공판이 따로 열리는 만큼 각각 줄을 따로 서자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법원앞에는 방송사차량 10여대가 자리 잡고 선고상황 중계를 위한 마지막 점검을 하는 등 역사적 공판을 하루앞둔 서초동주변은 하루종일 긴박감이 감돌았다.
○…총수가 기소된 재벌기업들은 내심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에 선임된 상황에서 법정에 서야 한다는 점을 곤혹스러워 했다. 그룹관계자는 『이회장이 그동안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 등을 재판부가 감안해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우중 회장이 직접 나서 외국 국가원수들과 접촉하며 「세계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대우도 그룹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지 않는 선고형량이 나오기를 기대했다. 최원석 회장이 리비아 대수로 2단계공사의 통수식을 앞두고 선고 다음날인 27일 출국해야 하는 동아그룹도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선처만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재계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관련기업들이 입은 유형 무형의 손실은 상상할 수 없는 정도』라며 『세계무역기구 출범이후 세계 유수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기업들의 처지를 배려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정희경·이태규 기자>정희경·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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