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양적 팽창 지양 질적 성장에 힘써야 한다”/26일 「성령과 교회갱신」 세미나 등 참석 열띤 토론 예상『한국교회는 더 이상 양적 성장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 교회는 몸담고 있는 사회·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질적 성장에 힘써야 한다』 23일 내한한 세계적 종교학자 하비 콕스 교수(미 하버드대·69)는 24일 상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회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산하 국제신학연구원(원장 이영훈 목사) 주최로 26일 연세대에서 열리는 「제5회 국제신학학술세미나」 참석차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나의 신학은 「하느님은 교회 안이 아닌 우리의 실제적인 삶의 현장에 함께 하고 교회의 역할은 소외받은 사람들에게 예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라는 확신에서 출발한다』고 신학관을 밝혔다. 라인홀트 니버, 폴 틸리히와 더불어 20세기 최고의 신학자로 꼽히는 그는 65년 출간된 명저 「세속도시」를 통해 종교의 사회성과 역사성, 신앙인의 현실참여와 교회의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한 신학적 이론을 제시했다. 이같은 진보적 신학관 때문에 그는 민중신학계열을 중심으로 한 국내 종교계·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 펜실베이니아주 출신으로 예일대·하버드대에서 신학·철학을 공부한 그는 62년 독일 베를린대에서 수학할 때 히틀러 암살모의에 가담했다 처형된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비종교적 기독교해석에 큰 영향을 받았다. 최근 인간의 원초적 종교심성에 뿌리를 둔 「성령운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그는 성령운동의 역사와 성격, 지역별 특성 등을 분석한 저서 「영성·음악·여성」을 지난해 내놓았다. 올해 동연출판사에 의해 국내에 번역 소개된 책에서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당회장 조용기 목사)의 성령운동을 무속신앙과 결합한 기독교운동이라고 비판적 시각으로 분석했다. 「성령운동」은 19세기말 미국의 영적 부흥운동에서 출발, 20세기 들어 전세계로 확산됐다. 신자는 전세계에 4억명 이상이며 매년 2,000만명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자신의 한국교회비판론이 2차자료에 의존한 한계 때문에 일부 현상만 보고 전체를 평가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제 한국교회는 전통 가치관을 토대로 독창적 신학해석과 공동체건설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신학자는 당대의 사회·문화·정치를 비판하고 새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대도시 건축과 종교적 가치의 관계를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비 콕스교수는 26일 「성령과 교회갱신」을 주제로 열리는 세미나에서 「생명의 수여자인 성령」을 주제로 발표하는데 김의환(총신대) 서정운(장신대) 총장, 연세대 민경배 김중기 김균진 교수 등과 진지한 토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참석(25일), 「영성·음악·여성」출판기념회(26일), 순신대강의(27일) 등에 이어 30일 오랜 지우인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 대사를 만난 후 출국한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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