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금지조항 자신과 무관” 법안 통과에/야·언론 일제 비난… 우익의원들도 가세페루의회가 23일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의 3선출마를 가능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후지모리 대통령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페루의회가 이날 가결한 법안은 5년임기의 대통령에 2번 연속 당선될 경우 3선에 출마할 수 없도록 규정한 93년 제정 헌법조항을 후지모리 대통령에게 소급해 적용하지 않는다는 헌법해석법안이다.
후지모리가 90년에 대통령에 당선돼 지난해 재선됐기 때문에 93년 채택된 헌법의 3선금지조항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후지모리 대통령은 2005년까지 장기집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케 됐다.
40명의 야당의원들은 위헌법안이라며 반발, 법안을 다룬 회의실에서 집단퇴장했으며 페루언론들도 일제히 비난과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은 『장기집권을 위한 무혈쿠데타』 『페루가 공화제 대신 군주제로 나가고 있다』 『페루는 지금 30년대의 혼란 상황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친 후지모리성향의 우익의원들조차 이같은 비판대열에 합세하는 상황이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92년 4월에도 부패추방을 이유로 법원과 의회를 해산한 뒤 93년에 실시된 의회선거에서 승리해 재선을 보장하는 헌법개정에 성공했지만 「자작 쿠데타」라는 비난을 받았었다.<조희제 기자>조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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