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자 5,899명… 「건대 사태」 4배/화염병 투척 무려 1만개 달해/경찰 최루탄 2만7천발 발사/경찰·학생 2천여명 부상… 연세대 피해 1백억 넘어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의 「범청학련 통일대축전」행사와 관련한 시위·농성사태는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마무리됐지만, 시위의 폭력성이나 경찰의 진압규모, 이로 인한 재산피해 등 여러 면에서 달갑지 않은 기록들을 양산했다.
이번 사태는 학생들의 주장이 국민일반의 정서와 동떨어진 것일 뿐 아니라 시위의 방법이 극단적인 폭력으로 치달아 한총련이 대표하고 있는 현 학생운동 세력의 설자리를 스스로 좁히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시위·농성사태는 8월12일부터 20일 경찰이 연세대 종합관에 대한 강제진압을 하기까지 9일간 계속됐다. 지금까지 단일 시위로 가장 길었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는 86년 「건국대 사태」가 나흘간이었던 것에 비하면 최장기간의 시위로 기록되고 있다. 시위 참가학생도 전국 1백86개 대학에서 8천여명(경찰추산)에 달했다.
연행자 수도 5천8백99명으로 사상 최대규모. 건국대 사태의 1천5백26명에 비해 4배 가까이 되는 수치다. 이처럼 연행자 수가 커진 것은 시위기간이 길고 참가학생이 많았던데다 경찰이 연세대 종합관과 과학관을 봉쇄하고 농성자 전원 검거방침을 세운데 따른 것이다.
구속자도 23일 현재 4백62명으로 건국대 사태이후 최대규모다.
또 이번 시위가 얼마나 격렬했는지는 학생들이 사용한 화염병·쇠파이프 수에서 금방 알 수 있다. 9일간 학생들이 던진 화염병은 무려 1만여개로 추산되고 있으며, 경찰이 압수한 것만도 1천여개에 이른다. 쇠파이프도 3천7백여개가 동원된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한총련은 이번 시위와 행사에 최소 2억∼3억원정도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의 진압규모도 최대였다. 시위진압에 투입된 경찰은 1백77개 중대 1만9천여명, 9일간의 연인원으로 계산하면 18만명에 이른다. 서울경찰청 소속 1백7개 중대에다 지방에서 70개 중대가 지원됐다.
시위기간중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은 무려 2만7천여발로 돈으로 환산하면 3억여원을 쏟아 부은 셈. 특히 한번 쏠때마다 50만원이 소요되는 다연발탄이 5백32발이나 발사됐다. 여기에 헬기와 페이로더 포클레인 견인차 소방차 등 중장비 동원에도 엄청난 비용이 지출됐다. 경찰은 이번 시위진압과 관련, 재경원에 32억원의 예비비를 청구했다.
인명피해도 적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제1기동대 소속 김종희 이경(20)이 학생들이 던진 돌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으며, 경찰 8백60여명이 중·경상을 입고 치료중이다. 학생도 세종대생 김경일씨가 눈을 크게 다치는 등 1천여명이 부상했다. 경찰과 학생을 합쳐 1백여명의 부상자를 낸 건국대 사태나 1백7명이 부상한 94년 서울대 범민족대회에 비하면 이번 시위의 격렬함을 짐작할 수 있다.
재산피해도 시위와 관련해서는 유례없는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종합관 등 주요 건물이 폐허로 변한 연세대는 재산피해가 1백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신촌일대 상인과 주민들의 피해를 합하면 전체 재산피해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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