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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이상남(’97 미술시장 개방 이 작가에 기대한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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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이상남(’97 미술시장 개방 이 작가에 기대한다:5)

입력
1996.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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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으로 새 세계 창조” 미 화단 극찬/뉴욕 굴지 화랑 전속 동양정신 깃든 작품 몰두뉴욕에서 활동중인 서양화가 이상남씨(43)는 뉴욕 타임스의 「금주의 작가」로 선정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2월9일자 「아트 인 리뷰」란에서 『우아한 절제미를 갖춘 점과 선은 자유로운 동시에 매혹적』이라고 그의 작품을 평했다. 사진도 없는 단 두 문장 8줄의 기사였지만 뉴욕 타임스의 비평은 곧 세계의 평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권위를 지니고 있다. 뉴욕에만 줄잡아 3,000명이 넘는 한국화가중 「금주의 작가」로 뽑힌 사람은 비디오 아트를 개척한 백남준씨 이후 처음이다.

그는 『15년만에 뉴욕화단에 명함이나마 내밀게 됐다』고 말한다. 인구센서스에 직업을 화가라고 밝힌 3만명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몰려든 화가 10만명이 경쟁하는 뉴욕에서 그나마 한 귀퉁이 설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의 비평 이후 보름만에 캐나다 밴쿠버의 더글러스 우델 갤러리에서 가진 개인전은 그 자신도 놀랄 만큼 성공적이었다. 「마이너스와 플러스」라는 제목의 개인전에서 선보인 7점은 모두 작품당 1만달러 내외의 비교적 높은 가격에 팔렸다. 미국의 3대 미술전문지중 하나인 「아트 인 아메리카」도 7월호에서 『우주의 형상을 그린 단순한 수학적 도표를 닮은 신비스러운 이미지는 현재와 과거를 암시하는 듯 하다』며 『현대미술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시각언어인 원을 동양의 정신으로 해석, 독특한 화면을 창조한다』고 극찬했다. 워싱턴 등 미국내는 물론 네덜란드 등에서도 전시회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그는 93년 뉴욕의 중소규모 화랑인 B4A에서 개인전을 가진 뒤 나름대로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뉴욕의 메이저급 화랑인 소호의 엘가 윔머 갤러리가 이 개인전을 보고 그를 그룹전에 초대했다. 엘가 윔머는 600개도 넘는 뉴욕화랑 중에서 비평가들이 알아주는 20대 화랑에 끼는 곳이다. 이후 2년간 주의깊게 지켜본 엘가 윔머는 지난해 봄 그를 전속작가로 기용했다. 뉴욕에 온 이래 문화적 충격을 딛고 80년대 이후 세계미술을 주도한 신표현주의 등 거대한 현대미술의 흐름을 극복하기 위해 무던히 고생한 지 14년만이었다.

그는 『기하학적 추상과 과학을 기초로 한 세계관을 원과 점이라는 기호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작품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그는 브루클린의 작업실에서 200호가 넘는 대형 캔버스 30개를 시리즈로 그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내년엔 1월20일부터 갤러리 현대와 박영덕화랑에서 동시에 16년만의 귀국전시회를 연다. 그는 이 전시에 대해 『개념미술과 미니멀리즘에 빠져 있던 현대미술학도가 뉴욕에서 현대미술을 어떻게 소화했는가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나온 그는 미국에 오기 전인 79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대표로 참가한 바 있다.<뉴욕=이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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