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 헌신하다…” 순직 의경 부모 위로김영삼 대통령은 22일 상오 갑작스럽게 한총련 폭력시위를 막다가 부상당한 전경들이 입원해 있는 경찰병원과 연세대 시위현장을 잇따라 방문했다. 김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새벽께 결정됐는데 대통령이 시위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전례가 없는 것이어서 이번 사태를 김대통령이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김대통령은 상오 8시55분께 가락동 경찰병원에 도착, 강진국 경찰병원장과 황룡하 서울경찰청장의 안내를 받아 폭력시위를 진압하다 숨진 김종희 이경의 빈소를 먼저 찾아 조문한뒤 김이경의 부모등을 위로했다. 김대통령은 병원 1층 영안실에 마련된 김이경의 빈소에 들어가 헌화하고 잠시 묵념한뒤 『너무 억울하다』며 오열하는 김이경의 부모에게 『국가를 위하고 지키기 위해 헌신하다가 그렇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쇠파이프와 화염병 등에 의해 골절상과 화상을 입은 전·의경이 입원중인 이 병원 7, 6, 5층을 차례로 둘러본뒤 『시간이 지나고 안정을 취하면 나을테니 자신감을 갖도록 하라』고 격려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두개골 골절로 3층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서울 제1기동대 2중대 이진광 일경을 찾아 『뇌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하니 곧 나을 것』이라며 『자신을 잃지말고 용기를 갖도록 하라』고 격려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상오 10시17분께 연세대 종합관 건물에 도착, 안병영 교육부장관과 김병수 연대총장 한상완 학생복지처장의 안내를 받아 전쟁터를 방불할만큼 폐허가 된 건물안을 참담한 심정으로 돌아보았다. 김대통령은 여전히 최루탄 냄새가 매캐하고 각종 기자재가 온통 불타는 바람에 잿더미가 된 건물안을 걸어올라가면서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대통령은 5층 랩강의실에서 기자재가 파손된 것에 대해 『이들이 교육용 기자재를 철저히 부순 것을 보면 그 실체가 무엇인지를 알 것』이라며 『그들은 이미 학생이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종합관 옥상에 올라가 어지럽게 널려있는 쇠파이프를 손수 집어들어 만져본뒤 『이것은 살인무기다』 『이것으로 맞으면 죽을 수밖에 없을 것같다』고 말했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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