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넓은 인간관계 바탕 「잠재적 성원층」 형성/사조직 없지만 동문·학계 「외곽인맥」 돋보여이홍구 신한국당대표를 두고 주위에서는 『좀처럼 싫은 소리 안하는 양반』이라고 말한다. 누구든지 이대표를 대하면 먼저 편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대표에게서 카리스마형 보스기질을 발견하기란 그래서 쉽지가 않다. 한마디로 적이 거의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이대표의 장래」에 기대를 표시했던 고려대의 K교수는 일전에 기자에게 『이대표더러 그만 좀 웃으라고 전해주시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명색이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사람이 고민하는 모습은 찾아 볼수가 없고 언제나 웃는 모습만 TV에 나오는게 탐탁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이대표의 넉넉하고 부드러운 성격이야말로 그로하여금 원만하고 폭넓은 인간관계를 꾸준히 형성하게 한 가장 큰 요인이 아닐수 없다.
「대권과는 무관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온 때문인지 이대표주위에는 소위 「이홍구 맨」으로 치부할만한 정치지향성 인물들이 많지가 않다. 다만 서울대 교수와 통일원장관 영국대사 국무총리를 지내오는 동안 각계의 인사들과 두루 사귀면서 이대표는 두터운 「잠재적 성원인맥」을 알게 모르게 구축해왔다. 이대표는 당 대표에게 주어진 공식참모진 이외에 정치적 설계를 위한 별도의 사설조직을 갖고있지 않다.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외에 개인 사무실도 없다. 당사 대표실에 포진한 참모진은 비서실장인 이완구 의원을 비롯, 상근특보인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 출신의 전성철 변호사와 이대표를 늘 수행하는 최창렬 보좌관, 그리고 공채당료인 안홍 부국장과 김우석 간사등 5명 뿐이다. 주 1회씩 열리는 대표특보단 회의 멤버로는 전변호사와 강성재 김문수 오양순 최연희 허대범씨 등 초선의원들이 있다. 구본태 국회의장 비서실장도 얼마전까지 특보로 함께 있다가 이대표의 천거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특보회의는 주로 여론의 동향을 대표에게 전하는 식의 일반적 조언역할에 치중하지만 전변호사의 경우는 사실상 최측근 정책참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대표의 외곽인맥은 우선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와 정치학회장을 지내면서 인연을 맺은 학자출신 면면들이 돋보인다. 서울대교수 출신인 한승수 경제부총리, 안병영 교육부장관, 서울대 교수를 지낸 이인호 주 핀란드대사 김영국 전 서울대 부총장 김채윤(서울대) 최상룡(고려대) 이상우 교수(서강대) 등과 막역한 사이다. 또 서울 법대 동문들과 경기고출신 동문들도 매우 적극적인 지원세력으로 꼽힌다. 특히 경기고 49회 동기동창생들로 구성된 「청하회」회원들과는 매달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이대표의 잠재적 경쟁상대랄 수 있는 이회창 신한국당 고문을 비롯, 이세중 전 대한변협회장 배도 효성물산 고문 정인용 전 경제부총리 한만청 전 서울대병원장 허완구 승산실업 사장 주병국 종합금융협회장 이한웅 신협중앙회장과 이수성 국무총리의 사촌형인 이주룡 한국전자계산기술회장, 그리고 고교시절 배구선수를 함께했던 최광수 전 외무장관 이응선 의원 이희섭 한국제분 회장 등이 모두 청하회 회원이다. 특히 이총리와는 사석에서 호형호제하는 사이인데 지난달 고위당정회의때는 이총리가 이대표에게 『형님 너무 혼내키지 마십시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대한축구협회장인 정몽준 의원과도 사제지간으로 각별한 사이이고, 문화예술계에서는 월드컵 문화대사를 지낸 정명훈 전 프랑스바스티유오페라단 상임지휘자와 공연관람을 함께 갈 정도로 친한 사이다.<정진석 기자>정진석>
◎슬로건 탐구/선택의 정치/“21세기 정치는 국민과 함께” 민주적 리더십 강조
이홍구 신한국당대표는 최근 미 워싱턴포스트의 대기자 보브 우드워드가 쓴 「선택(Choice)」이란 책을 탐독했다고 한다. 그책은 요즈음도 당사 대표집무실 책상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이대표가 표방하는 새정치의 구호역시 이른바 「선택의 정치」이다.
이대표는 21세기의 정치는 위정자나 몇사람의 지도자가 임의적으로 내리는 결정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온 국민들이 함께 선택하고 향도하는 정치가 돼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적 리더십을 갖춘 정치지도자가 나와야 하고 구시대적인 투쟁의 정치는 사라져야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미 7월 개원국회 대표연설에서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21세기를 향한 선택의 정치」로 선언한 바있다.
민족적 과제인 통일문제나 지역화합, 선진복지사회를 건설하는 모든 일들이 민주적 결정과정과 국민들의 선택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는 논리이다.
다소 막연한 점도 없지않지만 이대표가 내건 「선택의 정치」는 그의 정치슬로건으로 자리매김된 셈이다. 이대표는 이러한 선택의 정치를 펼치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같다.
□약력
▲연령:62세
▲출생지:경기 개성
▲학력:경기고, 서울대 법대, 미 에모리대, 미 예일대(정박)
▲주요 경력:서울대 교수, 청와대 정치특보, 주영대사, 통일부총리, 국무총리, 신한국당 대표위원
▲특장:포용과 화합형 인물, 당정 경험 풍부
▲취약점:당내 기반 미흡 선거경험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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